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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봄 15호
오동단, 동학농민혁명의 혼을 찾아서 (5)

  오동단, 동학농민혁명의 혼을 찾아서 (5)



 

  지난 이야기 – 오동단은 사발통문의 세 번째 조각을 찾기 위해 공주 우금치 전적지로 향한다. 우금치 전적지에 도착하여 주변을 수색하던 중 태일은 작은 폭포 안에 감춰져 있던 동굴을 발견한다. 그 안에서 일본군복장을 한 유골의 손에 들린 사발통문 조각을 발견하나, 일본군의 혼령이 나타나 그들을 공격한다. 태일은 혼령과 싸우다 위기에 처한 전봉준 장군대신 일본군 혼령의 검에 찔리고, 격분한 전봉준 장군은 일본군 혼령을 쓰러트린다. 전봉준 장군은 자신을 희생하여, 죽어가는 태일을 살려낸다. 태일은 전봉준 장군이 자신을 위해 희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깊은 실의에 빠지나, 김개남 장군의 충고에 정신을 차린다. 그 순간 그들을 추격해온 조덕배의 수하들이 다솜을 인질로 잡고 사발통문 조각을 빼앗으려 한다. 장군들은 아이들을 지키려 했으나 태일을 제외한 모든 아이들이 그들에게 붙잡히고 만다. 가까스로 도망친 태일은 붙잡힌 아이들을 구해내기 위해 조덕배의 집으로 향한다.



  조덕배의 집은 경비원들이 삼엄하게 근무를 서고 있었고, 수하들이 계속 주둔하고 있기에 태일은 일단 물러나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그러던 중 조덕배가 자신의 집에서 자선파티를 개최한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태일은 그때가 아이들을 구출할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태일은 우연히 같은 반의 민수가 조덕배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친하게 지내기 시작했고, 특유의 친화력으로 민수와 금새 친구가 되어 파티가 열리는 날 초대를 받게 되었다.


  파티 날 저녁, 태일은 민수의 초대로 조덕배의 집에 들어간다. 자선파티에는 수많은 초대 손님들로 인산인해였다. 조덕배는 손님들을 맞이하기 위해 움직이느라 분주했고, 경비원들 또한 파티의 화려한 분위기에 취해 허술해 보였다. 태일은 분위기를 살피다 적당한 시점에서 아픈 것처럼 자신의 배를 감싸 쥐었다. “태일아, 왜 그래?” 민수는 아파하는 태일에게 걱정하는 얼굴로 물었다. “너무 빨리 먹다 체한 것 같아. 민수야, 화장실 어디 있어?” 민수는 태일을 집안에 있는 화장실로 안내했고, 태일은 바깥의 동태를 살피다 주위가 조용해지자 화장실에서 나와 아이들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든 방을 돌아 다녀도 아이들의 모습은커녕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어디 있을까 계속해서 궁리하던 태일은 문득 자신의 발에 걸리는 무언가를 느꼈다. “어, 이게 뭐지?” 방바닥에 정체모를 작은 고리가 있는 것을 본 태일은 그것을 잡아 당겼다. 그러자 바닥의 타일중 하나가 마치 문처럼 열리기 시작했다. 문이 완전히 열리자 아래로 내려가는 검은 계단이 눈앞에 나타났다. 태일은 그 계단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갈수록 어두워지던 계단은 마침내 끝이 나고, 그 앞으로 마치 미로같이 보이는 통로가 펼쳐졌다. 그때 태일은 통로 중 한 곳에서 반짝이는 물체를 발견한다. 태일은 다가가 그 물체를 집어 들고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그것은 바로 다솜이가 늘 옷에 달고 다니던 작은 꽃모양의 브로치였다. 다솜이 친구들을 구하러 올 태일을 위해 갈래 길에서 자신들이 지나간 길을 표시해줄 물건을 남긴 것이다. 태일은 다솜의 브로치가 남겨진 통로를 따라 들어가고, 어두컴컴한 통로 끝에서 아이들이 갇혀있는 작은 방을 발견했다. 아이들을 감시하고 있던 경비원은 파티를 즐기느라 감시를 태만히 하는 중이었다. “애들아, 괜찮아?” 태일은 아이들을 구출해 다시 통로를 빠져왔다. “이 꼬마 녀석들!” 그 순간, 조덕배의 수하들이 앞을 가로 막았고, 아이들은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그들에게 붙잡혔다. 아이들은 조덕배에게 끌려갔다.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사발통문 조각들을 내놓아라!” 태일이 할 수 없이 사발통문 조각들을 조덕배에게 건네려는 순간,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불이야!” 취객이 실수로 식탁에 세워져있던 촛불을 엎질러 불이 난 것이었다. 오동단과 조덕배는 다 같이 밖으로 빠져나갔다. 무사히 밖에 도착한 오동단이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자, 조덕배가 주위를 둘러보곤 소리를 내질렀다. “민수, 민수야!” 조덕배의 아들 민수가 불이 난 집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아무 손도 쓰지 못하고 발만 구르고 있었다. 그 순간 태일은 자신에게 물을 뿌리곤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간다. “민수야! 민수야” 태일은 필사적으로 민수를 찾아다녔고, 마침내 책상 밑에 웅크려 쓰러져 있는 민수를 발견했다. 하지만 태일 혼자서 비슷한 몸집의 민수를 구해내기는 역부족이었다. 태일은 조금이라도 버티기 위해서 자신의 젖은 옷을 민수와 자신의 입에 대며 버텼다. 그리고 태일 역시 뜨거운 열기와 매캐한 연기 속에 정신을 잃어 갈 때쯤 출동한 소방관들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는 태일은 정신을 잃었다.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모든 불길이 진화되고, 태일은 정신을 차린다. 태일이 눈을 뜨자, 그가 정신 차리기를 기다리고 있던 아이들이 눈시울을 붉히고 소리치며 태일을 껴안는다. “얘들아, 나 괜찮아.” 태일은 아이들과 포옹을 나누고, 민수의 안부를 묻는다. 그때 태일의 앞에 조덕배가 나타난다. 조덕배는 태일의 앞에 엎드려 울며 말했다. “내가 정말 잘못했다.” 조덕배는 아이들에게 사과하고, 자신의 아들 민수를 구해준 태일에게 연거푸 감사의 절을 했다. 태일은 그러한 조덕배의 잘못을 용서했다. 그리고 조덕배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발통문 조각을 태일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나는 역사가 잘못된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 가문의 명예을 위해서 그것을 감추어야만 했단다. 그러나 이제서야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구나.”


  모든 문서의 조각이 모아졌다. 태일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사발통문 조각과 조덕배에게 받은 사발통문 조각을 합쳐 마침내 사발통문의 완성본을 되찾았다. 그 순간, 사발통문에서하얀 빛이 뿜어져 나오고, 5대 장군이 그 빛을 중심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봉준 장군은 오동단에게 “너희들의 용기로 마침내 사발통문을 완성하게 되었구나. 비로소 왜곡되어 있던 역사의 참모습을 세상에 알릴 수 있게 되었다. 고맙구나.”라고 말을 건넸다. 그리고 5대 장군의 영혼은 하얀 빛과 함께 사발통문 속으로 사라졌다.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며 애타게 5대 장군들의 이름을 불렀다.


  일 년 뒤. 정읍초동학교 아이들은 현장학습으로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방문한다. 그 곳에서 아이들은 해설자의 설명을 듣는다. “여러분, 동학농민혁명은 부정부패한 조정과 관리들의 횡포, 그리고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민중들 스스로의 자각에 의해 애국애족의 정신으로 일어난 운동이에요.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이후에 3⋅1운동, 4⋅19혁명, 5⋅18민주화항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앞에는 설명을 경청하는 아이들 다섯 명이 서있다. 바로 오동단이다. 오동단 앞에는 완성된 동학의 혼, 사발통문이 반짝이는 유리 속에 전시되어 있다. 오동단은 그것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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