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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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 12호
동학농민들의흔적이 담긴 정읍을 다녀와서

  동학농민들의흔적이 담긴 정읍을 다녀와서


이호정 (마산무학여자중학교 3학년 1반)




 

  “앉으면 죽산, 서면 백산 으로 유명한 백산성터. 47m에 불과했지만 배가 부른 우리들은 헥헥댔다. 하지만 동학정에 올라가서 밑을 내려다보자 배들평야가 한눈에 들어왔고 교통의 요지라는 말이 정말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산을 내려온 우리는 주산마을로 향했다.”



  고등학생들이 등교하는 아침 7시 10분,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주최하는 답사에 참여하기 위해 학교로 나섰다.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고, 엄마 차가 아닌 버스로 이동하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수요일이 시작되었다.


  전라북도 정읍. 오늘의 답사지 이자 동학농민혁명의 근원지, 그곳으로 우리 학교 40여명의 학생들이 출발하였다. 집을 나서며 쌀쌀해서 어쩌지? 하는 내 걱정은 햇살마저 따뜻하게 반겨주는 정읍에 도착하면서 지워졌다.


  처음 도착한곳은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었다. 그곳에서 우리를 안내해주실 해설사 선생님을 만났다. 학교 교과서에서 접한 내용들이 가끔 보여서 반갑기도 했고, 내가 아직 동학농민혁명에 대하여 많이 몰랐다는 것을 깨닫고, 오늘 많이 보고 느껴야겠다고 생각 했다. 키가 작은 전봉준 장군이셨지만, 체포 될 당시에도 떳떳하신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기가 좀 죽었던 것 같다. 배가 고플 때쯤 송참봉 조선동네로 이동해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도 맛있었지만, 점심 먹고 나서 그네뛰기, 널뛰기를 하며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고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맛있는 점심으로 배를 채운 우리를 기다리는 다음 장소는 백산이었다. “앉으면 죽산, 서면 백산” 으로 유명한 백산성터. 47m에 불과했지만 배가 부른 우리들은 헥헥댔다. 하지만 동학정에 올라가서 밑을 내려다보자 배들평야가 한 눈에 들어왔고 교통의 요지라는 말이 정말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산을 내려온 우리는 주산마을로 향했다. 해설사 선생님께서는 원래 이곳의 이름은 추산마을이었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우리민족의 정신을 꺾기 위해 주산(舟散)마을로 이름을 바꿨다고 하셨다. 무명 동학농민군 위령탑. 사발통문 작성지, 동학농민혁명 모의탑을 거쳤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답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바로 무명동학농민군 위령탑이였다. 약간은 무서운 분위기를 풍겼던 그 탑에서 묵념을 할 때는 잠시나마 진지하게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웅장한 조상님들의 기운을 느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봉준 장군의 고택도 방문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초라했다. 하지만, 그 초라한 집의 무슨 흠이 될까. 우리 역사에 한 획을 그으신 분이 지나갔던 흔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겨울방학 때 퇴계 이황 선생님께서 제자를 가르쳤던 곳을 답사했는데, 그곳도 참 초라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수많은 관직진출자들이 나왔고, 가르침을 받기 위해 마당 앞에 서서 학문을 익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전봉준 장군은 퇴계 이황 선생님처럼 고위 관직에 오르신 분도 아니었다. 초라한 집은 이황 선생님처럼 검소함을 뜻하는 것도 아닌 그저 전봉준이라는 한 평민 신분의 인물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 당시 힘들었던, 자칫하면 의미 없는 발버둥이 될 수도 있었던 그 일을 실행하셨다는 것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 외 전봉준 장군 단소 등 여러 곳을 보고 황토현 전적지에서 마친 답사. 조금 힘들기도 했지만,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신 선생님들 덕분에 끝까지 재미있게 답사를 마쳤다. 그저 학교 대신 가는 가벼운 답사라고 생각했었지만, 답사를 마치고 나서는 동학농민혁명이라는 단어가 역사가 주는 또 하나의 길에 새겨져 있었다.


  중학교 3학년의, 중학교 생활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답사를 하게 된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고, 후손인 우리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도록 애써주신, 이름 없이 희생해주신 조상님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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