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그날을 되새기며 민주주의를 생각하다
강정석 (마산무학여자중학교 교사)

“이번 답사활동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이 제폭구민 보국안민(除暴救民 保國安民)을 통한 민주주의의 성장의 뿌리요 척양척왜(斥洋斥倭)를 통한 자주성을 키워준 텃밭이 되었음을 아이들이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동학 농민들의 의식이 성장하여 3.1운동과 나아가 3.15의거와 4.19혁명, 10.18부마항쟁과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가기 위해 희생한 선배들의 고귀한 정신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다시 감사드린다.”


갑오세 가보세…….
듣기만 하여도 심장을 두드리는 듯한 울림이 있음은 젊은 날부터 신봉한 민주와 민족 사랑의 감성이 아직은 내게 남아 있기 때문일까? 20여년 전 이틀간 돌아다녔던 유적지를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함께 함은 또 다른 특별함이 있었다. 100차례에 걸쳐 학생들과 함께 답사를 다니면서 그들과 꼭 와보고 싶었지만 동학농민혁명이란 하나의 주제로 정읍답사를 기획하기에는 부담이 있었기에 마음으로만 간직한지 20년이 흘러 버렸다. 삼월 중순 책상위에 놓인 종이 문서 한부가 20년의 갈증을 해결해 주는 단비가 되었다. 재단이 설립되었다는 것, 문화관광부의 특수법인이 되었다는 것도 문서 한부를 통해서야 알았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 어제의 역사를 일깨워 미래의 가치를 창조한다는 슬로건을 걸고 시행하는 ‘테마가 있는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답사’활동을 기획하였고, 이번에 우리학교가 그 수혜자가 될 수 있었다.
이번 답사활동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이 제폭구민 보국안민(除暴救民 保國安民)을 통한 민주주의의 성장의 뿌리요 척양척왜(斥洋斥倭)를 통한 자주성을 키워준 텃밭이 되었음을 아이들이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동학 농민들의 의식이 성장하여 3.1운동과 나아가 3.15의거와 4.19혁명, 10.18부마항쟁과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가기 위해 희생한 선배들의 고귀한 정신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다시 감사드린다.
답사 담당선생님의 헌신적인 모습과 해설사 선생님의 열정이 학생들에게 와 닿았는지 반응이 아주 좋았다. 1994년 100주년 행사 때 두 번째로 방문한 정읍의 들녘에 퍼진 함성과 기억들이 함께한 학생들의 뇌리에도 떠올라 주길 기대해 본다. 답사활동도 그 지역의 먹거리여행과 결합해야만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잊지 않은 조선동네 송참봉 집도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좋은 요소였다. 더하여 재단이 멋지게 제작한 컬러 답사 안내집과 이를 미리 발송해 주신 친절함 덕에 학생들의 관심을 더 끌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답사 활동지가 제작되어 해설과 조화를 이룬다면 더 알찬 활동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산 3.15기념사업회가 2013년부터 사업영역을 확대하여 국립3.15민주묘지 당일 2시간 버스지원, 마산시가지 유적지 당일 지원과 마산-광주(5.18국립묘지)-남원(김주열묘소)을 잇는 장거리 답사 지원 활동을 기획한 것도 동학농민혁명재단의 열정이 준 영향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교육부가 역사학습의 부재를 가슴 아파하며 역사 교과시간을 확대하거나 교과목을 독립시키고, 공무원 시험에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넣는 등의 노력을 하지만 이러한 노력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이 많다. 그 부족함을 메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 행하는 사업과 같은 것들일 것이다.
학생체험의 확대, 나아가 전국의 중등의 역사과·사회과·도덕과·국어과 교사나 초등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하계, 동계 연수를 실시하여 동학농민군들의 삶과 그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교사들이 느끼게 되면 학생들과 교감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무쪼록 우리 학생들이 받은 혜택이 더 많은 학생들에게 주어지기를, 그리고 민주주의의 가치가 존중받는 세상이 되어 이 땅에 사는 모든 이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