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의 “스토리텔링 공모전”은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문화사업입니다.
포럼운영위원
이영호
갑오년(1894)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18년이 지났습니다. 내후년이면 이갑자(120년)가 되는군요. 파랑새 노래를 통한 전봉준 장군의 이야기와 고부 군수 조병갑의 학정에 농민들이 봉기한 사실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알고 있었고, 시험에 자주 나오기 때문에 보다 큰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갑오개혁 및 청일전쟁에 대해서만 외우고 익혔던 기억이 있습니다.
2004년 3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되고 시행이 되었음에도 동 특별법의 목적에서 “봉건제도의 개혁과 일제의 침략으로부터 국권수호를 위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애국애족정신을 기리고 이를 계승 발전시켜 민족정기를 선양하며,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와 그 유족의 명예를 회복함”이라는 본래의 취지에는 많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동학농민혁명은 ‘폐정개혁안’을 통해 부패한 조정의 관리와 가렴주구를 일삼는 탐관오리의 숙청을 통한 정치적 변화, 두 번째로 1876년 개항 이후 청일 양국의 경제침탈에 대항하는 상호 부조, 토지 균분을 강조하는 경제적 변화, 세 번째로 만민평등사상에 입각하여 신분제를 해체하고 평등주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사회적 변화, 네 번째로 신앙 및 포교의 자유 즉 사상과 종교의 변화를 요청하는 민중(농민) 혁명으로 조선왕조체제를 뿌리째 동요시키고 해체시켜 근대사회로 전환시키는 분수령을 이루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콘텐츠를 찾아보면 파랑새 노래 외에는 알려진 게 별로 없습니다. 백범일지에 “호랑이가 물러 들어오면 가만히 앉아서 죽을까. 참나무 몽둥이라도 들고 나가서 싸우자”라고 최시형 선생이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고부 농민봉기, 황토현 전투, 황룡촌 전투, 전주성 점령, 전주 화약과 집강소 설치, 우금치 전투 등을 치르며 탐관오리 및 일본군과의 혁명전쟁 중에는 뛰어난 지도자가 있었을 뿐 아니라 농민혁명군으로 활약한 수많은 선조들의 참여가 있었으리라 믿고 있습니다.
후손된 우리는 혁명 참여자의 활동내용과 그 유족분들의 희생에 대하여 꾸준히 자료를 찾고 활약상을 발굴하여 사건 사실에 주안점을 둔 역사적 사실로서의 혁명뿐 아니라 참여자 개개인과 그 유족 분들의 명예를 선양하고 고마움을 표현하여야 할 것입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에 대한 명예회복을 위하여 국가로부터의 ‘서훈’과 ‘추모시설의 확보’‘ 국가기념일 제정’‘ 기념공원 조성을 통한 박물관 기능의 활성화’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스토리텔링 공모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들었던 선조들의 이야기, 구전으로 전해 들었던 이웃의 이야기, 동학농민군들의 발자취에 대하여 알고 있는 내용이 있으시면 형식에 구애 없이 작성하여 공모전에 참여하여 주시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들의 명예선양 및 참여자 발굴, 유적지 확인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스토리텔링이란 스토리(story)와 텔링(telling)의 합성어로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바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을 말합니다.
호랑이가 물러 들어왔을 때 동학군들은 참나무 몽둥이를 들고 나섰었는데 우리 동네에는 지게 작대기를 들고, 행주치마에 주먹밥을 나르고, 윗 동네에서는 삽과 낫을 들고 나섰으며 할아버지 아버지가 동학군이었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다가왔던 무시무시한 탄압과 감시 등 피해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해 주시면 됩니다.
호랑이가 물러 들어왔을 때 우리 할아버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