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의 뜨거운 태양처럼 강렬한 녹두장군의 눈빛을 만나고 나서…
광주중앙중학교 2학년 4반
여 명
테마가 있는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답사 당일. 팔월의 뜨거운 태양 빛은 118년 전 녹두장군의 눈빛만큼 강렬하게 내리쬐고 있었다. 이번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답사는 나에게 올 여름방학기간 중 가장 중요한 행사였다. 유적지를 답사하기 전날 밤 녹두장군 전봉준과 동학농민혁명과의 관계에 대하여 사전지식을 얻기 위해 인터넷에서 조사를 해보았고 동학농민혁명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등하게 살 수 있게 된 민주화와 관련된 소중한 사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동학농민운동’이라고 배웠었는데 동학농민혁명으로 명칭이 바뀐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또한 동학농민혁명 정신은 내가 살고 있는 빛고을 광주에서 1980년 5월 18일 민중항쟁의 시발점 된 숭고한 정신임을 알게 되었다.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당시 최신식 무기인 스나이더 소총과 캐틀링 기관총으로 무장한 일본군과 관군들에게 죽창과 화승총 같은 구식무기로 싸운 동학농민군들은 도저히 대항할 수 없어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1894년 11월 공주우금치에서 농민군들이 크게 패하게 되고 동학농민군 지도자인 전봉준, 손화중, 최경선은 안타깝게도 사형에 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동학농민군들의 숭고한 정신이 후세에까지 전해 내려와 내가 살고 있는 자랑스러운 빛고을 광주의 5.18 민주화운동에서 그 꽃을 피우게 되었다는 역사적 가치가 너무나도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팔월의 태양 빛이 강렬하다 못해 뜨겁게 느껴졌지만, 우리일행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념관에서 나왔다. 2004년 동학농민혁명에 관해서 특별법을 제정하여 기념관을 설립하는데 동학에 관련하여 각각 지역마다 기념일이 달라서 국가 기념일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여 정말 아쉬웠다. 이어서 황토현전적지를 거쳐 동학농민군의 위패가 모셔진 구민사에서 묵념을 한 뒤 기념탑 앞에서 단체 기념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갑오동학혁명기념탑으로 올라가 ‘새야새야’라는 노래가 새겨진 비를 보았다. 이 노래에서 ‘녹두꽃’은 전봉준을 의미하고 ‘청포장수’는 백성들을 의미한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내가 초등학교 때 ‘녹두장군 전봉준’에 대한 책을 읽은 기억으로는 녹두콩처럼 단단하고 야무지게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고 했는데 이번에 그 뜻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찾아간 곳은 만석보였다. 이곳은 고부군수로 부임한 조병갑이 농민들에게 부당한 세금을 거두어들인 곳이었다. 기존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석보를 세워 세금을 거두어 들여서 농민들의 분노를 샀고 이 사건이 갑오동학농민혁명의 발단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석보를 둘러보고 말목장터 감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다. 말목장터는 동학농민혁명의 시작점으로 농민군들이 최초로 모여 고부관아로 진격한 곳이다. 당시 동학농민혁명의 모든 사건을 현장에서 지켜보았던 감나무가 있었는데, 태풍 매미에 쓰러져 현재는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 보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어린 감나무를 새로 심어 놓아 그 뜻을 간직하고 있었다.
다음에 답사한 장소는 전봉준장군의 고택이었다. 고택은 초가집으로 되어있었는데 총 4칸 집이었다. 나오는 길에 우물도 보았는데 내가 생각했던 깊이보다 깊어서 놀라웠다. 고택을 둘러보고 나서 우리 일행들은 무명동학농민군위령탑을 찾아갔다. 이는 모두 32개의 탑으로 당시 참여한 농민군들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또 해설사분께서는 사발통문이 발견된 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사발통문이란 고부농민봉기를 계획하고 뜻을 함께한 동지들의 이름을 써넣은 것으로, 사발을 엎어놓은 모양으로 이름을 둥그렇게 배열하여 주모자가 누군지 모르게 하고 연대책임을 강조하는 통문이라 사발통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 역사의 소중한 가치는 서로 상생하는 정신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답사일 종일토록 날씨가 너무나도 뜨겁고 무더워 힘든 일정이었지만 모두들 무사히 답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왠지 모를 가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앞, 뒤를 살펴보니 모두들 지쳐서인지 곤한 잠에 빠져있었다. 나는 코스모스 피는 가을에 다시 한 번 답사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녹두장군의 강렬한 눈빛을 더 자세히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