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과 5.18민중항쟁의 ‘소통과 공감’
광주교육청 인성지도자
신현순
“새야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창포장수 울고 간다.”
청소년 리더십과 창의인성교육을 할 때마다 깜짝 퀴즈로 이 노래의 주인공이 누구인가? 라고 물어보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녹두장군 전봉준’이라고 답을 말한다.
하지만, ‘왜? 녹두장군인가?’ 라고 물어보면 대부분 학생들은 ‘동학농민혁명당시 먹을거리가 없어 녹두죽을 많이 먹어서…?’ 아니면 ‘녹두밥을 많이 먹었든지…?’ 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얼버무리고 만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 중 한명쯤은 ‘전봉준장군이 녹두 콩처럼 작고 당차고 야무진 성품과 닮았다하여 녹두장군이라고 했습니다.’라고 말하는 학생이 종종 있다.
이와 같이 전봉준이 녹두장군인줄은 알아도 왜? 녹두장군이라고 불렀는가는 잘 모르는 학생들이 더 많은 것처럼 우리는 5.18민중항쟁에 대하여는 잘 알고 있어도 더 뿌리가 깊고 역사적 사실의 가치가 높은 동학농민혁명에 대하여는 너무 많이 모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잠시 노래의 내용을 살펴보면 ‘새야 새야 파랑새야...’에서 파랑새는 동학농민운동(1894년) 당시 푸른색 군복을 입은 청나라 군대와 일본군을 뜻하고, ‘녹두꽃이 떨어지면...’에서 녹두꽃은 전봉준을 녹두장군이라 불렀던 점을 보아 전봉준을 상징하며, 떨어진다는 죽음을 뜻하고 있으며, ‘창포장수 울고 간다...’에서 창포장수는 당시 백성을 상징한다는 동학농민들의 소통의 미학을 엿볼 수 있는 하나의 설로 남아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면 전봉준의 전(全)자를 풀어 ‘팔’(八) 자와 ‘왕’(王)자로 ‘팔왕’이라고도 불리었고, 이것이 변형 되어 파랑새가 되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공감의 미학으로 또 하나의 설이 있다.
어찌하든 32년 전 광주시 도청 앞 분수대 주변 5월의 멋진 그 여름날에도 전봉준의 녹두꽃은 떨어지고 없었지만 이 노래는 입에서 입으로 소통과 공감을 거듭하였다. 우리역사의 진실은 이렇게 입에서 입으로 기록에서 기록으로 소중하게 남겨지기 마련이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숭고한 정신과 기본권을 찾기 위한 몸부림은 오늘날 우리민족의 위대한 문화콘텐츠를 창출해내는 원동력으로 동학농민혁명의 ‘꿈 너머 꿈’속에서 일찍이 소통과 공감의 싹이 뿌리 깊게 내리고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동학농민혁명은 보이지 않게 을미의병활동, 3.1독립운동, 항일무장투쟁, 4.19혁명, 광주5.18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19세기 후반부터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의 국제질서를 변화시켰다. 또 자주적 국권수호와 사회개혁운동으로서 오늘날 평등사상 자유민주화의 꽃을 피운 근대민족사의 대 사건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동학농민혁명의 소중한 역사적 가치를 재창출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자료 수집은 물론이고 기록물 모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정식 등재되는 그 날까지 온 세계인과 함께 소통하고 공감하며 역사적 문화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