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

제126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이 지난 5월 11일 오후 3시 전북 정읍 황토현전적(사적 제295호)에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주최로 열렸다. ‘녹두의 함성, 새 하늘을 열다'라는 주제로 펼쳐진 기념식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위패를 모신 구민사(救民祠)에서 문재인 대통령님의 근조 화환을 정부를 대표하여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봉정(奉呈)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민의례, 국무총리 영상메시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기념사,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사연 영상, 참여자 후손 편지 낭독, 기념공연 순으로 펼쳐졌다.
이날 행사에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을 비롯하여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송하진 전라북도지사, 이형규 동학농민혁명재단 이사장, 윤준병 국회의원(정읍·고창) 당선인, 유진섭 정읍시장, 권익현 부안군수, 박인준 천도교중앙총부 종무원장, 동학농민혁명 전공 연구자, 전국 기념사업단체 대표자 등 120여 명이 참석하여 엄숙하게 거행되었다.


▣ 근조 화환 | 대통령 문재인 ▣ 헌화ㆍ분향 |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 참배 | 우측부터 송하진(전라북도지사), 박양우(문화체육관광부장관), ▣ 국민의례
박인준(천도교중앙총부 종무원장), 이형규(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 기념사 |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 편지 낭독 | 참여자(최문겸)의 6대손 최수지


▣ 영상 메시지 | 국무총리 정세균 ▣ 기념공연 | 새야 새야 파랑새야
국무총리 영상 메시지

▣ 국무총리 정세균
제126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에 오신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행사에 뜻을 모아주신 동학농민혁명 유족회와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난해 종로에서 열린 ‘전봉준 장군님 동상 제막 1주기 기념식’에서는 직접 인사를 드렸는데, 오늘은 코로나19로 인해 영상으로 인사드려서 매우 아쉽습니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것처럼 동학농민혁명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민중들의 의로운 혁명이었습니다. 동학농민혁명의 숭고한 정신은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민주화의 역사와 궤를 같이해왔습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 그리고 촛불시민혁명이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또한, ‘인내천(人乃天)’, ‘사람이 곧 하늘’이고, 그래서 ‘타인의 생명을 하늘처럼 존중하는’ 동학농민혁명 정신은 지금 코로나19 위기국면을 헤쳐 나가는 힘찬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주고 계신 양보와 배려, 연대와 협력의 뿌리는 바로 동학농민혁명의 숭고한 정신입니다. 그 힘이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얼마 전 4월 29일에는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없었습니다. 3천만 명이 투표한 총선을 치르고도 국내 확진자가 0명이라는,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솔선수범하고 계신 국민 여러분의 위대한 승리입니다. 타인의 생명을 내 것처럼 존중하는 동학농민혁명의 소중한 결실입니다.
존경하는 동학농민혁명 유족회와 관계자 여러분, 수많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준 동학농민혁명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유산입니다. 우리 모두는, 의(義)로서 민중을 구하고 나라를 반석 위에 두고자 하셨던, 자랑스러운 녹두 전봉준 장군의 후예입니다. 우리 국민들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고, 후세에 잘 전달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더욱 힘쓰겠습니다. 내년 황토현 전적지에 기념공원이 완공되면, 중요한 역사교육의 장이 될 것입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유적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정비해가겠습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우리의 함성이 하나로 모아지면, 새로운 하늘이 반드시 열릴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사연
세상의 변화를 꿈꾼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기봉진(1860.5.23.~1895.2.3.)
활동지역 : 전라도 곡성
▣ 기경도 | 참여자(기봉진)의 증손자
동학농민혁명 지도자로 활동하신 증조부께서는 수많은 제자들에게 동학을 가르치셨고 밀고로 체포된 후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 분이었습니다.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가르치시며 포교활동을 하시다 2차 봉기 때 군사로 참여하시면서 쫓기는 신세가 되었고 포교활동을 이어가던 중 결국은 붙잡혀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유족들의 설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 제정되면서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가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인정해 주신 것만으로도 지난날의 설움을 모두 보상받는 것만 같았습니다. 저를 비롯한 유족들이 모두 한 마음일 거라 생각합니다.
국권수호를 위한 반일 의병
김상일(1858. ~1917.8.6.)
활동지역 : 충청도 청주
▣ 김선호 | 참여자(김상일)의 고손자
고조부께서는 처마 밑에 큰 칼을 숨겨두시고 자신이 나서야 할 때 몸을 아끼지 않고 앞장섰다고 합니다. 국가에서 기념해주는 중요한 날이 됐기 때문에 이제는 떳떳하게 살 수 있다는 것에 유족으로 명예가 회복된 것 같아 기쁩니다. 동학농민혁명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만민 평등을 추구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시초입니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힘을 실어 주시고 앞으로도 유족들의 명예회복에도 힘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민족 혁명에 앞장 선 무사(武士)
최문겸(1865. ~1896.4.9.)
활동지역 : 전라도 태인
▣ 최강경 | 참여자(최문겸)의 고손자
동학농민혁명 지도자로 불린 증조부께서는 수많은 제자들에게 동학을 가르치셨고 밀고로 체포된 후에도 뜻을 굽히지 않는 분이었습니다. 동학노민혁명 정신을 가르치시며 포교활동을 하시다 2차 봉기 때 군사로 참여하시면서 쫓기는 신세가 되었고 포교활동을 이어가던 중 결국은 붙잡혀 돌아가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유족들의 설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 제정되면서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가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인정해 주신 것만으로도 지난날의 설움을 모두 보상받는 것만 같았습니다. 저를 비롯한 유족들이 모두 한 마음일 거라 생각합니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후손 편지 낭독

▣ 최수지 | 참여자(최문겸)의 6대손
존경하는 할아버지.
따사로운 봄볕에도 마음 한편이 시린 것은 할아버지를 향한 죄송스러움 때문일까요. 봄날이면 마냥 들떠 있는 제 또래들과 달리 당신은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기 위해 싸우셨죠.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등한 세상이 당신께서 감내하신 고통의 대가라는 것을 생각하니 숙연해집니다.
당신은 항상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올곧은 분이셨다고 들었습니다. 자신의 몸을 돌보기보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싸우셨죠. 그리고 동학농민혁명 당시 공주 우금치전투 이후 후퇴하다가 다시 태인에서 일본군과 관군을 상대로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고 끝내 남원시 사매면으로 피신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밤낮으로 재기를 도모하던 중 끝내 일본군에게 체포되어 처형 당하셨다고요.
비록 제게는 너무도 먼 이야기지만 낡은 신분제를 걷어내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만민이 평등한 세상을 열고자 했고, 국권수호를 위해 일제의 침략에 목숨을 걸고 싸우셨던 당신을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16년 전, 할아버지의 묘(墓)를 이장하던 때가 떠오릅니다. 현조모께서는 나라에 소란을 일으킨 폭도(暴徒)로 여겨졌던 당신의 시신을 해도 뜨지 않은 어두운 새벽, 남몰래 묻어드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 국회의 특별법 제정으로 동학농민혁명이 정명을 찾았던 해, 가족들은 정읍의 닥범이 산에 모셔둔 당신을 정읍의 선산으로 이장하며 비로소 제대로 살펴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날 눈시울을 붉히던 아버지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한동안 고조할아버지께서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 가족은 보다 평안히 살았을지 모른다는 원망을 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용기가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었을까요. 아버지는 잠시나마 당신을 원망했던 자신을 탓하며 눈물로 용서를 빌었습니다.
존경하는 할아버지.
지금 제126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을 잘 지켜보고 계시죠?
늦게나마 할아버지께서 참여하셨던 동학농민혁명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어 이렇게 할아버님의 역사적 위업을 기리고 계승하고 있습니다. 저는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후손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나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면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할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