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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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봄 39호
동학농민군의 꿈, 그 현재화를 위하여

동학농민군의 꿈, 그 현재화를 위하여


정남기 동학농민혁명유족회 고문


  1894년 처절하게 짓밟혔던 동학농민군의 꿈이 1백년 뒤 1994년에 되살아났다. 찬 서리 뒤덮인 동토에 암매장되었다가 싹을 틔우고 다시 꽃을 피운 것이다.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전후하여 전국 각지에서 숨죽이던 일꾼들이 들고일어나 기념사업단체를 만들고 추모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족회도 탄생하였다.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님을 비롯한 연구자들이 전국을 누비며 어렵게 찾아낸 10여 명의 농민군 후손들은 서울 회현동 소재 역사문제연구소에서 유족회 창립을 위한 발기인 모임 이후 1994년 3월 3일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창립행사를 가졌다. 이렇게 창립된 유족회와 전국 기념사업단체 그리고 연구자들이 연대하여 역사에 길이 남을 실적을 올렸다. 특별법 제정, 기념재단 설립, 전봉준 동상 건립 등이 그것들이다.


  유족회 창립 초창기 때 전국의 기념사업단체와 함께 동학농민군서훈추진위원회(공동대표 한승헌·이이화·김중배·예춘호·장을병)를 구성하여 범국민적인 모금운동과 함께 홍보전을 펼쳤다. 나아가 2000년 1월 동학농민혁명 국회연구모임(회장 김태식)을 만들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였으며,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에 상정되자 국회의원회관을 찾아 시루떡을 돌리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였다. 그 노력의 결실이 특별법 제정, 기념재단 설립, 기념일 제정 등으로 이어졌다.


  현재의 상황에서 우리는 지난 26년의 활동에서 교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제1세대가 쌓아올린 성과에 만족하여 그 열매를 즐기며 세상이 달라질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신발 끈을 다시 조이고서 더 높은 곳을 향하여 내달릴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 첫 번째로 전봉준기념관을 수도권에 건립하여 우리 국민들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일상에서 접하게 하여 농민군들의 꿈을 현재화해나가야 한다. 기념재단이나 기념관이 전북에만 머물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동학농민혁명의 위상을 드높이고, 그 가치가 전라도를 넘어 전국으로, 세계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수도 서울에 반드시 그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동학농민혁명 특별법 입법취지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하여 특별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법 개정의 핵심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를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훈장을 추서하고, 후손들의 명실상부한 명예회복을 위해 공주 우금치에 국립묘역을 조성·성역화 하는 내용 등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세 번째 조국통일에 대비하고 새로운 질서에 대응하여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선양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연구하고 실천하는 사회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런 과제를 수행해내기 위해서는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사업 때처럼 동학농민혁명유족회를 비롯하여 전국의 기념사업단체 관계자, 전공 연구자, 기념재단 등이 하나가 되어 힘을 모아야 한다.


  동학농민혁명 유족회 창립 후 기회 있을 때마다 후손은 후손다워야 한다고 주창해왔다. 할아버지들의 참여 사실을 무슨 벼슬처럼 여긴다든가 본의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갑오선열의 유지를 받드는 일에 걸림돌이 된다면 차라리 유족회를 해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왔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동학농민혁명은 수많은 무명 농민군들이 참여한 일대사변으로, 확인할 수 없어서 그렇지 많은 국민들이 참여자 후손임에 틀림없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그동안 후손은 아니지만 동학농민혁명 정신 계승·발전에 기여해온 연구자와 지역의 일꾼들을 한없이 존경하고 의지해왔으며, 앞으로도 그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3.1운동, 4.19혁명, 5.18민중항쟁 모두가 사회적 합의를 토대로 위상이 높아졌다. 따라서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위상을 보다 완전하게 재정립하고, 이를 드높이기 위하여 유족회와 역사학계, 기념사업단체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와 협력이 절실하다.



정남기|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정백현의 손자(孫子)로 한국언론재단 이사장, 동학농민혁명유족회 회장, 동학농민혁명단체협의회 공동대표, (재)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상임이사,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감사, 연합통신 민족뉴스 취재본부장 등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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