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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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가을 45호
동학농민혁명 관련 자료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동학농민혁명 관련 자료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 동학농민군 편지 -


소장 :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김순덕 기증)


▣ 동학농민군 편지(유광화 편지)


  지난 5월 6일 문화재청은 자체 심의를 통해 「동학농민군 편지」(유광화 편지)를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 제34조 제4항에 의거하여 문화재 등록예고(문화재청공고, 제2021-191호, 문화재청장)를 거쳐 지난 7월 1일 최종적으로 국가등록문화제 제811호로 등록하였다.



■ 원문 탈초(脫草)


  際煩舍弟光八卽見


  國之患難民之所患 余出家逗遛於數年不顧家事 固然不似子道也 汝光八兄代任齊家爲之幸矣 與之倭軍屢日戰之 所以報恩之冡也 然而事勢極難 故天衾地席之苦楚則不可狀也 囊者遣財多少要需之 近況極甚於前 故更請錢帛此便 通察付送之 燋[焦]眉之急也 冀冀望望 死生縣命 國運後事則託於昆弟 摠摠[悤悤]不備禮


  甲午 晩秋 兄 光華 呈


※ 탈초 : 초서로 된 원문을 읽기 쉬운 필체로 바꿈



■ 번역문


  번거로운 인사말은 접어두고 동생 광팔 보시게


  나라가 환난에 처하면 백성도 근심해야 한다네. 내가 집을 나와 수년을 떠돌아다니며 집안일을 돌보지 않았으니 자식 된 도리를 다하지 못한 것이네. 광팔이 자네가 형 대신 집안을 돌보고 있으니 다행이라 하겠네. 우리가 왜군과 함께 오랫동안 싸운 것은 나라에 입은 은혜에 갚고자 함이라네. 그러나 사세가 아주 어려워서 하늘을 이불삼고 땅을 자리 삼는 고초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네. 전에 보내 준 얼마간의 재물은 유용하게 썼다네. 근래 사정이 그전보다 어려워서 다시 한 번 돈을 이 인편에 보내주길 청하니 다시 살펴 보내주게. 아주 급하네. 바라고 또 바라네. 죽고 사는 것은 천명에 달려 있네. 나라의 운명과 뒷일은 맏동생에게 부탁하겠네. 몹시 바빠 예를 갖추지 못했네.


  갑오년 늦가을 형 광화 보냄



  「동학농민군 편지」는 전라도 나주 출신 유광화(劉光華, 1858~1894)가 1894년 동학농민군으로 활동하면서 고향의 동생 유광팔(劉光八)에게 보낸 한자(14행 132자)로 쓴 가로 29cm, 세로 24cm 크기의 한문(漢文) 편지이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백성은 나라를 위해 노력해야 하며, 죽고 사는 것 또한 나라의 운명과 같이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던 유광화는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군사물자 조달의 책임을 맡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유광화는 1894년 9월(음력)에 있었던 2차 동학농민혁명 때 전봉준 부대에 합류하지 않고, 손화중·최경선 등과 함께 광주지역에 남아 남해안으로 침입할 수도 있는 일본군을 대비하면서 서울로 진격하는 주력부대에 군수물자를 조달한 것으로 보인다. 유광화가 동생에게 군수물자 지원을 부탁한 이 편지는 갑오년(1894) 11월경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로부터 얼마 뒤 유광화는 전라도 화순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37세의 일기로 전사(戰死)하였다.


  이 편지는 양반 가문의 자제(子弟)인 유광화가 동학농민혁명 지도부로 활동하면서 일본군과의 전투에 필요한 군자금을 급히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편지의 원본이라는 점과 동학농민혁명 참여자가 농민은 물론이고 양반과 지식인 등이 다함께 벌인 범민족적인 반일의병이었음을 확인시켜 준다는 점 등에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


  한편,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 고(故) 유길홍(劉吉洪)이 살아생전에 조부인 유광화(劉光華)의 유물을 정리하다가 이 편지를 발견하여 역사학자 이상식(前 전남대 인문대학장) 교수에게 알렸고, 이상식 교수가 무등일보(1995. 6. 3.)에 편지가 소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유길홍이 사망하고 그의 처 김순덕이 이 편지를 소장·관리해오다가 2019년 동학농민혁명기념관 특별기획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유족 증언록’이 계기가 되어 이 편지를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기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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