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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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을 61호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과 공주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과 공주


정선원 동학농민전쟁우금티기념사업회 이사장


  공주에서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은 1993년 우금티(‘우금치’를 공주사람들은 우금티로 부름. 이하 우금티로 표기) 바로 옆에 주유소를 세우는 것에 대한 반대로 여러 시민단체와 인사들이 모이면서 시작되었다. 공주에서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전국에서 유족회가 활동하고 있었고, 또한 많은 지역에서 기념사업단체가 활동하고 있었다. 공주가 전국에서 모이기에 편리한 지역이었고, 남북접의 동학농민군이 함께 모여 투쟁했던 장소라는 성격 때문인지 공주에서 여러 차례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 관련 전국적 모임이 있었다.


  공주에 오셨던 이이화, 표영삼 선생님의 기억이 생생하다. 공주기념사업회를 대표했던 진영일 선생님(당시 공주교육대 교수, 공주사업회 초대 회장 역임)은 우금티 전투지역의 사적지 지정을 위해 서울의 여러 문화재 심의위원들을 열정적으로 방문하고 설명하여 그 결과 우금티가 국가 사적지로 빠른 시기에 지정되기도 했다(94년 3월 18일, 사적 제387호 지정). 이때 나는 공주기념사업회의 실무자로서 동학기념사업에 발을 들여놓았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초창기에 주도하셨던 그분들이 이제는 안 계시고 어느덧 내가 이 글을 쓰게 되니 여러 감회가 앞선다.


  1993년 공주에서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가 창립되어 기념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에도 공주의 한쪽에서는 여전히 동학농민혁명을 권력에 저항한 불온한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살얼음 밟듯’ 조심스럽게 기념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공주기념사업회 창립 초기에 열정적으로 활동했던 많은 사람들과 단체들이 기억에 남는다. 특히 공주농민회는 동학농민혁명의 계승자로서 자임하고 행사의 많은 궂은일을 맡아 나섰다. 공주농민회가 주관하여 추모제례에 통돼지를 올리기도 하였고, 정성이 가득 담긴 추모제례의 풍성한 제사상은 참가한 모든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공주기념사업회 창립 초기부터 공주의 일부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던 생각은 우금티전투는 전라도 동학군들이 와서 싸우다가 죽은 사건인데, 왜 공주사람들이 추모행사를 하느냐는 것도 있었다. 필자는 이런 인식을 바꿔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10여 년 동안, 토·일요일 시간에 공주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동학 관련 구전을 수집하였다. 그 결과는 동학농민혁명이 전국적 사건이었듯이, 공주에서도 우금티 뿐만 아니라 마을 구석구석에 많은 동학농민혁명과 관련한 이야기가 사실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대학원에 들어가 공주전투를 학문적으로 깊이 있게 연구하여 2023년 「동학농민혁명 시기 공주전투 연구」라는 논문으로 정리하였다. 이 과정에서 동학농민군을 진압하기 위해 일본 대본영이 파견했던 후비19대대의 공주전투 계획은 1일이었으나 남·북접 동학농민군의 치열한 항일 전쟁은 22일 동안 공주에서 일본군의 발목을 잡았고, 9차례의 큰 전투가 벌어졌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신식 소총과 화승총의 대결에서 전봉준의 농민군은 우금티 전투에서 ‘40~50차례 연속 공격’을 시도했고, 북접 농민군은 송장배미 쪽에서 ‘10여 차례 육박혈전’을 벌였다는 사실도 확인하였다.


  그동안 30년 가까이 활동해온 공주기념사업회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동학농민혁명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왔다. 이러한 활동은 공주시와 충청남도 그리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의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또한 공주에서는 미정비된 우금티 사적이 지역과 전국의 학계‧예술계의 의견을 모아 의미 있는 사적지로 정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023년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이 되어 세계적인 역사와 사상이 되었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국가유공자로의 조속한 서훈과 함께 오늘 여기에서 어떻게 동학정신을 계승해야 할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민주 세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평등의 정신과 함께, 분단 현실의 극복을 위한 통일 문제, 지구적인 환경‧기후 위기 극복에 ‘동학’에도 그 대안이 있다고 생각한다. 동학인들의 관심과 실천이 필요한 시기이다.




정선원 : 문학박사, 중학교에서 역사 교사로 재직하면서 1993년부터 공주지역 동학농민혁명 정신선양사업을 위해 헌신해왔다. 원광대학교 대학원에서 「동학농민혁명 시기 공주전투 연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저술로는 『공주와 동학농민혁명』(공저, 2005년/2015년)이 있다. 현재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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