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눈에 비친 동학농민혁명

유민우 / 경상대학교 행정학과 <2023.8.방문>
저는 그동안 역사를 공부해오면서 역사가 누구에 의해,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기록되느냐에 따라 후대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습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록은 대체로 해당 시기 권력자에 의해 기록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패하면 반란, 성공하면 혁명’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가령 이성계가 고려를 전복하고 새로운 왕조를 개창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인 위화도 회군 또한 최영에 의해 진압되었다면 ‘이성계의 난’으로 기록되었을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살펴보면 동학농민군은 2차 봉기 중 우금치 전투에서 패전하여 끝내 수도인 한양을 점령하여 일본군을 몰아내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후대에 ‘동학농민혁명’은 ‘반란’ ‘민란’ 등으로 기록되고 그렇게 인식되어 왔던 것 같습니다.
다행스럽게 동학농민혁명은 100주년을 전후하여 그 역사적 의미가 재조명되어 우리나라 민주주의 뿌리로, 근대 민족주의 운동의 시작으로 자리매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가슴 뿌듯한 역사인식의 변화를 동학농민혁명박물관 전시를 관람하면서 알 수 있어서 참 뜻깊었습니다. 박물관을 방문해 전시해설을 들으면서 신분제 중심의 낡은 봉건사회에서 만민이 평등한 사회를 위해 앞서간 동학농민군의 활동상을 볼 수 있었고, 동학농민군이 집강소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폐정개혁을 단행했다는 사실 등을 자세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근대사회로 발전하는데 중요한 이정표의 하나인 갑오개혁 또한 농민군들이 제시한 폐정개혁안의 내용이 다수 반영되었다는 점을 새롭게 알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조선의 기층 농민들이 그들의 간절한 바람 중 하나였던 신분제를 철폐하였다는 사실, 이는 곧 신분사회를 근본적으로 뒤엎은 ‘혁명’이었다는 점에서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동학농민혁명이 우리나라 근대사에 있어 최초의 혁명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학생들은 교과서를 통해 역사를 접하게 되는데 동학농민혁명 특별법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까지 제정된 지금까지도 교과서에는 ‘동학농민운동’으로 기술되어 있는 등 아직도 청소년들이 동학농민혁명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교과서가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에 답답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아가 지난 2023년 5월에는 185건의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주위 사람들에게 열심히 알리고,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방문을 권유해야겠다고 다짐해보았습니다.
이서영 / 전주 예수대학교 간호학과 <2023.8.방문> 저는 정읍에 살고 있어서 가끔 일상의 복잡함에서 벗어나 평화로운 마음을 갖고 싶을 때 넓은 잔디와 예쁜 꽃들이 피어 있는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찾아가곤 했습니다.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이 완공되기 전에는 드넓은 벌판이었는데 지금은 공원 안에 박물관을 비롯하여 여러 시설과 상징 조형물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특히 공원 곳곳에 나무와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원입니다. 기념공원에 설치된 여러 기념시설물 중에서도 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공원 중심에 있는 ‘울림의 기둥’이었습니다. 울림의 기둥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동학농민군이 봉기한 전국 90개의 지역을 상징하는 조형물이라고 합니다. 이 조형물을 보면서 동학농민혁명이 전라도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강원도, 경상도, 황해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기념공원 안에 박물관, 조형물 등을 둘러본 후 저는 정읍에 살고 있지만 정작 동학농민혁명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있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편으로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저뿐 아니라 요즘은 제 또래 학생들은 역사에 대해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저 또한 바쁘다는 핑계로 우리 역사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을 둘러보면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을 되새기면서 우리가 지키고 계승해나가야 할 소중한 역사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나아가 동학농민혁명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뻤고, 정읍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동학농민혁명”의 고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뿌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