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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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봄 23호
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를 찾아서

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를 찾아서


일 시: 2016년 3월 16일

장 소: (사)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참 석: 박찬선 | 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초대회장, 김봉기 | 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이사장, 정용운 | 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부이사장, 문병학 | 기념재단 기념사업부장



 

문병학: 반갑습니다. 작년 10월 121주년 기념대회 때 서울에서 뵙고, 11월 3일 상주 동학농민혁명기념제 때 뵙고 또 다시 뵈니까 한 식구처럼 스스럼없어 참 좋습니다. 백주년 한 해 전인 1994년 [상주동학농민혁명100주년기념사업회]가 창립되었고, 그 때 초대회장을 맡아 애를 많이 쓰신 박찬선 선생님부터 먼저 자기소개와 함께 동학농민혁명과 인연을 맺게된 것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박찬선: 저는 1976년 『현대시학』 추천을 거쳐 문단에 나왔는데, 그때 추천작품 중 한 편의 주제가 「동학」이었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동학은 생래적으로 시정신(詩精神)에 깊이 뿌리내려 있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1994년 상주기념사업회를 결성할 때에 여러 사람들이 부추기는 바람에 앞장서게 되어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벌써 22년이 훌쩍 지나갔는데 당시에는 한국문인협회 상주지부장을 맡고 있었지요. 근래 시작(詩作)은 동학정신의 시적 형상화를 꾀하고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김봉기 이사장


문병학: 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가 설립된 배경과 그동안 지역에서 정신선양사업을 추진해오면서 기억에 남는 일 등을 말씀해주십시오.


박찬선: 1894년 갑오년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을 때 상주와 인근에서 희생된 농민군은 어림잡아 약 2,760명이나 희생되었습니다. 1994년 희생된 농민군들의 외로운 혼령을 위무하는 해원의 제(祭)를 올리고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를 든 인간 평등과 자주와 자존의 동학정신을 선양코자 상주동학농민혁명100주년기념사업회(뒤에 개칭)를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전주에 소재한 사단법인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상주기념사업회 창립 때 학술대회를 공동주최 해주는 등 많이 지원해주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 때 문선생님이 사무국장으로서 역사학자 이이화 선생님, 신영우 교수님 등과 함께 창립대회 때 참석했던 것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어렵게 출범한 때로부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동학농민혁명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줄기차게 전개했습니다. 영남북서부지역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학술발표회’ ‘ 미술작품기념전, 동학을 주제로 한 연극 ‘궁궁을을(弓弓乙乙) 1894’ , ‘합동위령제’ 등을 힘있게 추진했고, 2년 뒤인 1996년에는 ‘상주동학농민혁명기념상’을 건립하기도 했습니다. 상주는 다스린 쪽과 다스림을 받은 쪽이 공존해 있는 지역입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상주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실상을 기록한 민보군과 연관된 소모사 정의묵의 소모일기(召募日記)와 유생의 기록으로 유격장 김석중의 토비대략(討匪大略)이 남아있지요. 100년이란 세월이 흘렀으나 동학에 대한 일을 한다고 하면 백안시하거나 심지어는 폄훼하는 분위기 속에서 기념사업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지요. 회원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늦게나마 누군가는 마땅히 해야 될 일을 하고 있다는 굳은 신념과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봉건이 잔재를 일소하고 신분과 지위 계층을 초월하여 많은 시민 단체가 참여하여 상호 이해와 화합을 이루었다는 점은 특기할 일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놀랍고 가슴 뭉클한 일이었습니다.



문병학: 네, 전라도와는 사뭇 다른 지역정서로 박찬선 회장님과 2대 회장을 맡으셨던 강효일 회장님 등이 참 고생 많으셨지요. 지난 번 상주에서 동학농민혁명 역사강연을 할 일이 있어서 일부러 조금 일찍 천변, 소천변이지요? 1996년에 세웠던 상주동학농민군상을 찾아갔더니 그 장소가 완전히 변했던데... 농민군상도 보이지 않고요. 어떻게 된 건지 김봉기 이사장님께서 내용을 알고 계시면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김봉기: 민족 생존을 위해 외세와 불의에 맞서 싸우던 상주농민들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아 내일을 위해 힘찬 전진을 약속하자는 뜻을 담아 어렵게 상주동학농민혁명기념상을 건립했었습니다. 건립 이후에 그 기념상이 서 있던 곳으로 도로 정비공사가 진행되었는데, 그 과정에 기념상이 복원이 불가능할 만큼 많이 훼손되어버렸어요. 그래서 그 농민군상은 예를 갖춰서 파기하고 그 대신 2008년 10월 상주시 북천공원에 ‘상주동학농민혁명기념비’를 다시 세웠습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동학농민군 영령들께서 저희들을 보살펴주셨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문병학: 단체 명칭을 상주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에서 계승사업회로 바꾸었는데, 그동안 상주계승사업회에서 개최해 온 [상주 동학농민혁명 기념문화제]가 올해 몇 회째인가요? 문화제의 성격과 주요 행사내용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박찬선: 기념상 건립 이후 기념제를 띄엄띄엄 해오다가 북천공원에 기념비를 세운 2008년부터 동학농민군이 상주읍성을 점령했던 날인 음력 9월 22일을 기해 매년 추진해왔으니까 올해로 아홉 해를 맞았군요. 처음은 주·과·포를 마련하여 기념비 앞에서 동학 할아버지들께 잔 올리는 것으로 단순하게 출발했었지요. “萬事知 食一碗, 밥 한 그릇의 이치를 알면 바로 진리를 아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해월선생의 밥 사상을 깊이 새기며 실천했지요. 그렇게 시작해서 몇 해 전부터는 인터넷 문학을 선도하는 웹진 문학마실과 연계하여 상주동학농민혁명기념문집 발간사업과 시낭송, 문화공연 등을 곁들여서 왕산공원에서 개최하고 있습니다. 기념문집의 필진은 전국에 걸쳐 있는데 동학에 관심이 있는 문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주 고무적인 일이지요. 동학정신의 선양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병학: 올해 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에서 추진하는 기념사업은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시는지요?


정용운: 우선 이 지역 동학농민혁명 유적지에 대한 정밀조사와 표지석 세우기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 또한 회원들의 성의와 열정에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할일은 많은데 재정상 어려움이 있어서 제대로 추진을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동학농민혁명 116주년 전국기념대회가 상주에서 열렸는데, 그 기념대회가 열악한 여건 속에 있는 우리 지역에서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데 아주 큰 힘이 되었지요. 이점에 대해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측에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문병학: 상주지역은 물론이고 인근 예천 지역에도 동학농민혁명 관련 유적지들이 많은데, 그 유적지들의 보존상태는 어떤가요?


박찬선: 한 마디로 보존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유적지 보존이 시급한 상태입니다. 주민들의 이해부족으로 소멸되고 있거나 방치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역사와 문화 현장의 보존 차원에서도 서둘러야 할 때입니다. 일례로 얼마 전의 일로 해월선생 포덕 도량이 훼손 철거되는 등 아쉬운 점이 아주 많습니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보존 대책이 세워져야 하겠습니다. 기념재단에서도 이점에 대해 각별히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말씀 드립니다.


김봉기: 상주에는 유적지가 많습니다. 저희가 상주에 유적지가 많은데 상주시청에 가서 무작정 이것좀 해주세요! 라고 할 수가 없는 입장입니다. 상주에서 동학농민혁명을 하다가 하루아침에 몇 천 명이 돌아가셨는데 후손된 입장에서 상주시에서도 도와줘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면서 행사 등을 할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 등을 검토하여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번에 우리가 1차 사업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유적지마다에 표지석을 하나하나 세우는 것입니다. 올해에도 표지석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어렵더라도 앞으로 1년에 한 개씩이라도 표지석을 만들어서 세워나가려고 합니다. 문제는 개인 땅에 표지석을 세울 수는 없고 해서 시유지나 공유지에 세워야 합니다. 상주시와 협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문병학: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정서가 전북지역과는 좀 차이가 있을 텐데 어떻습니까? 어려운 점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지요.


박찬선: 앞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첫째로 아직도 동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입니다. 동학농민혁명과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상주 은척 동학교당] 등 성격이 다른 것에 대해 명확한 갈래가 지어지지 못해 혼동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 차이를 안다고 하더라도 녹두장군 얘기가 동학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형편이지요. 인간의 평등과 자주, 자존을 내세운 인내천의 동학정신이 민족정신, 민주정신으로 계승 발전되고 평화와 생명정신으로 이어지는 거듭남의 정신임을 강조해야 될까봅니다. 특히 이곳 상주에서 일어났던 신라말기 원종과 애노의 일어섬과 1890년 상주 함창의 농민운동에 이어 갑오동학농민혁명으로 전개된 상주의 정신을 발양할 때가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둘째로 환경의 열악함입니다. 인적, 재정적 뒷받침이 문제지요. 지금까지도 해왔듯이 앞으로도 그날 농민들의 봉기의 기상으로 박찬선, 강효일 회장에 이어 김봉기 현재의 회장이 밀고나가는 수밖에요.(웃음) 다행히 근래에 학생들이 동학을 알기 위해서 동아리 활동을 하고, 향교에서 진행하는 유교아카데미에 동학을 주제로 한 강의가 개설되는 등 열림의 기운이 생성되고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해야겠지요.



상주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박찬선 초대회장


문병학: 상주지역에서 동학농민혁명 정신 선양사업을 활성화하는데 가장 우선시 되어야할 일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박찬선: 상식에도 못 미치고 있는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이해증진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이에 따르는 계도와 홍보가 강화되어야 하고, 시민을 상대로 한 행사가 있어야겠지요. 지역의 각종 문화와 학술행사에서 지속적으로 동학에 대해서 발표하고, 기념문집 제작 보급과 전시 공연 등 다각적인 접근이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병학: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바라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박찬선: 지난 해 있었던 동학농민혁명 현장답사는 아주 좋은 행사였습니다. 동학 가족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계속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기념재단과 지역사업회 간에 이런 좌담화와 같은 모임을 통해 긴밀한 유대가 되어 함께하는 동학이었으면 합니다. 기념재단에서 발행하고 있는 각종 유인물(학술 및 정기 간행물 포함) 활용을 극대화하고 이를 토론하는 정기적인 모임도 가졌으면 합니다.


김봉기: 문선생님이 잘 알고 계시듯이 상주에는 유적지가 많습니다. 그런데 상주에서 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다, 동학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하면은 10명중 9명은 천도교 동학교단일을 하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종교적인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거든요. 우리는 동학의 종교적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 동학농민군들의 혁명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데 노력을 하는 사람입니다. 20년 넘게 이런 일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그 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지역의 여건에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 이러한 현상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좀 더 지원해주고 힘을 기울여주었으면 합니다.



문병학: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


박찬선: 지역사랑방이라는 이런 대담 코너를 만들어서 기념재단이 지역단체 얘기를 들어주는 것에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 번으로 끝나지 말고 이런 모임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그래서 잠자고 있는, 유약해지고 있는 지역 기념사업회의 활동에 생기를 계속적으로 불어넣어주시면 더없이 고맙겠습니다. 결국 동학운동은 인간답게 잘 살자는 운동이겠지요. 동학이 역사의 유물이 아니라 새 시대를 열어갈 우리의 고유하고 품격 높은 인간정신이자 삶의 지표임을 일깨워야 하겠습니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수행에 필수적 3덕목인 誠, 敬, 信의 사상을 환기, 실천하는 대대적인 정신운동을 펼쳐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겸허하게 모심(侍)의 자세를 가져야 하겠지요. 그것이 곧 새 시대 구원의 길이자 참된 삶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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