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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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름 24호
전라북도교육감 김승환 인터뷰

전라북도교육감 김승환 인터뷰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


문) 교육감님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대담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교육 공동체]를 위해 애쓰시는 교육감님께서 아이들을 무지무지 좋아하신다는 얘기를 여러 사람에게 들었습니다. 아이들만 보면 이내 봄꽃처럼 환해진다고 하시던데, 아이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는지요?


답) 네, 아이들을 보면 그냥 기분이 좋아집니다.(웃음) 아이들은 사람이나 사물을 대할 때 머리로 대하는 게 아니고 가슴과 몸으로 대하는 것 같아요. 아이들의 배움도 몸에서 먼저 일어나는 것이고요.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어른들은 머리로 배우지만 아이들은 몸으로 배운다고 하잖아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다가오는 아이들을 대하면 숱한 이해타산 등에 찌든 관념적인 사고체계가 순식간에 무장해제 되어 아이들의 순수이성에 동화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아이들과 코드가 비슷해서 그런 거 아닌가 싶어요.(웃음) 실제로 정신의학적으로 아이들에게서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에너지가 나온답니다. 교육감 업무를 시작했던 1기 초반기에는 복잡한 일들과 힘든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교육 일선현장에 나가면 힘들고 복잡한 여러 일로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구나 하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교 현장에 가서 아이들을 만나고 돌아오면 신기하게도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구요. 처음에는 감성적으로 느껴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언젠가 정신의학 전문가를 만난 자리에서 제가 느낀 현상을 설명했더니 “우연한 현상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서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에너지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서 상처를 치유하는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은 정신의학적으로 그 근거가 규명된것입니다.”라고 말하더군요. 누구나 젊은 시절에 아이들을 키우잖아요? 회사나 밖에서 이런저런 일에 치여 심신이 고단한 상태로 귀가했을 때 아이가 달려오면서 안기는 순간 모든게 풀리잖아요? 그게 다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더라구요. 제가 생각할 때 아이들은 미스터리 같아요. 아이들 한명 한명이 정말 말 그대로 신비로운 존재라고 생각해요. 아프리카에는 ‘아이들은 신이 내린 선물이다’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공동체와 구성원들에게 신이 보내주신 축복인 것이 분명한 것 같아요. 이게 아이들에 대한 제 철학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개척해나가면서 행복했으면 해요.



문)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이들이 가고 싶어 하고,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어떤 점을 중점에 두고 계시는지요?


답) 최근 「마흔 역사를 알아야 할 시간」(백승종)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인물들을 소개하는 이 책에 ‘이순신 편’이 있습니다. 작가가 “이순신의 가슴 속에는 달빛만 보아도 잠을 못이루는 섬세한 시인이 살고 있었다.”라고 설명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 대목을 읽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저도 모르게 눈이 감겨졌어요. 그처럼 섬세한 심성을 지녔기 때문에 험악한 전쟁터 속에서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지도력이 나왔구나 생각되면서 이순신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에 더할 나위 없는 친근함이 느껴지더군요. 그 섬세한 심성, 그 심성이 곧 아이들의 마음 즉 천심(天心)이 아닐까요? 저는, 아이들의 마음인 천심, 하늘의 마음을 구속하지 않는 아이들의 영혼이 자유롭게 날개를 펼칠 수 있으면서도 안전한 학교를 만들고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어른들이 ‘학교’하면 떠올리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 아이들의 순수한 본마음, 천심, 하늘의 마음이 활짝 꽃펴나는 곳으로 학교를 바꾸고 싶습니다. 그래서 취임한 뒤 줄곧 <학교 바꾸기>에 힘을 기울여왔어요. 그 구체적인 모습을 혁신학교, 농어촌학교 희망찾기, 학생인권조례, 학교자치, 초등성장평가제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교사·학부모·지역사회 등에서 여러 분들이 힘을 모아주신 덕분에 학교가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문) 동학농민혁명은 중세사회를 마감 짓고 만민평등을 추구한, 우리나라 근대사의 첫새벽을 연 민주주의 시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난 한 세기 동안 반란사건으로 왜곡된 채 역사의 뒤안길에 버려졌다가 110년이 지난 뒤에야 [동학농민혁명참여자등의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2004년)이 제정되어 그 명예가 회복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특별법 제정에 따라 복권이 이루어진 만큼 갑오선열들의 구국애민 정신을 오늘 우리 삶에 되살리려는 노력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전라북도교육청에서 전국에서 최초로 [동학농민혁명 보조교재](2014)를 편찬하셨는데, 이점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답) 동학농민혁명 보조교재를 만든 것에는 제 개인적인 연원이 있습니다. 제가 대학에서 헌법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강조했던 말이 ‘법학도가 법학만 공부해서는 안 된다’라는 것입니다. 제대로 법학을 공부하려면 문학·역사·경제학 등도 그 깊이를 알아야 한다고 얘기하곤 했어요. 그런데 교육감이 되어서 살펴보니 역사교육에 대한 집중도가 생각보다 많이 낮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여기·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자기 지역의 역사, 그리고 가까운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잘 알 수 있도록 역사 보조교재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 첫 번째 작업으로 추진한 것이 동학농민혁명 보조교재 편찬사업입니다. 이어서 두 번째 일제강점기 전라북도 지역의 역사, 그리고 세 번째 전라북도 지역의 근·현대인물사 편찬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문) 동학농민혁명군이 내세웠던 “사람이 하늘이다”는 차원 높은 인본주의 정신을 우리지역 청소년들에게 잘 교육되었으면 합니다. 나아가 전라북도를 넘어 그 숭고한 정신이 전국으로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다른 시도교육청과 동학농민혁명 역사교육 연계의 필요성도 있을 듯 한데 이점에 대해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 강원, 세종, 광주, 전북 네 개의 시도교육청에서 교재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역사교과서 보조교재도 있고, 각 지역의 역사교재도 있어요. 전체적으로 하면 다섯 권을 편찬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런 작업을 통해서 다른 시도의 학생들도 교재를 볼 수 있도록 적절한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겠지요. 혹여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동학농민혁명 보조교재를 편찬하려고 나설 경우 우리 전북도교육청에서 발행한 것이 모범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타 시도교육청에서 동학농민혁명사 보조교재 편찬 등을 추진할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할 생각입니다.



문) 우리나라 근대사의 분수령인 동학농민혁명은 전라북도 지역에서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따라서 관련 유적지도 많습니다. 전라북도 전역에 유적지들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들 유적지를 활용하여 청소년들의 역사인식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안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답) 전북의 초입인 삼례부터 시작하여 전북지역 곳곳에 동학농민혁명 관련 기념물들이 참많이 있습니다. 좋은 친구는 ‘자주 만나는 친구’라는 말이 있지요? 아이들이 자주 동학농민혁명 관련 유적지를 답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답사를 통해서 해당 역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따라서 아이들에게 유적지와 그 의미를 알려주는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동학농민혁명 보조교재가 일정하게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에 대해 잘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알고 나면 한 개인의 역사성과 사회를 바라보는 것이 전과 같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달라진 시각은 올바른 삶과 성숙한 민주사회의 시민으로 성장해 가는데 큰 원동력이 되리라 봅니다.



문)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답) 동학농민혁명 당시 선열들께서 흘렸던 피는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흘렸던 피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젖줄이지요. 이처럼 뜻 깊은 역사가 다름 아닌 우리 전북지역에서 싹터서 꽃을 피우고, 민주주의라는 열매를 맺었다는 점에 대해 우리 청소년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에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을 약속드립니다. 아울러 동학농민혁명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념재단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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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겨울 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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