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배우 최무성
(드라마 ‘녹두꽃’ 전봉준 역)
드라마 ‘녹두꽃’에서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와 묵직한 울림을 주었던 전봉준 역을 맡은 최무성 배우와 인터뷰(서면)를 진행하였다.

문) 안녕하세요. 드라마 ‘녹두꽃’에서 전봉준 역으로 열연하신 최무성님, 바쁘신데 틈을 내셔서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라마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주제를 방송 사상 처음으로 다루었는데요. 국가기념일로 제정·공포된 올해, 드라마 ‘녹두꽃’이 방영되어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대중적으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9세기 말 조선말기 반봉건·반외세를 외쳤던 동학농민혁명은 많은 봉기와 전투가 있었는데요. 시대적 배경이 그런 만큼 드라마 ‘녹두꽃’에서도 전투장면이 많았었는데 촬영하면서 힘드신 점은 없으셨는지요?
답) 힘들다는 생각보다 역사적으로 너무 고통스런 기록들이 많은 전투들이어서 연기하면서 슬픔이 엄습하는 등 감정적으로 일반적인 작품들과는 달리 좀 힘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동학농민군, 의병들의 간곡한 희망이 가슴 깊이 느껴져서 눈시울이 붉어지곤 했습니다.
문) 아시다시피 동학농민혁명은 낡은 봉건사회를 극복하여 만민이 평등한 근대 민주주의를 추구했고, 일본군의 침탈에 맞서 국권을 수호하고자 했던 항일민족운동이었습니다. 즉, 동학농민혁명은 근대 민주주의 뿌리이자 근대 민족운동의 밑거름이 된 중요한 역사인데요. 그 역사적 사실이 주는 무게 때문에 연기하면서 부담감이 컸을 것 같습니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는지요?
답) 동학농민혁명은 우리나라 근대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사라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인식이 된 것 같아요. 우리나라 근대사의 관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전개되는 드라마여서 촬영장 분위기는 굉장히 진지했습니다. 배우들 간에 책임감과 자부심을 동시에 느끼는 분위기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역사적으로 실존 인물인 전봉준 장군 역을 맡게 되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하였고, 전봉준 장군 역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문) 드라마 ‘녹두꽃’에서 전봉준 장군은 가슴을 울리는 명대사가 참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답) “내가 죽어야 너의 형 같은 의병들의 투지가 산다”고 백이현에게 말하는 대사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자신의 죽음마저도 의로운 일에 써야한다고 말했던 전봉준 장군의 용기와 일편단심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사를 하면서 ‘전봉준 장군은 정말로 순결한 마음으로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셨구나.’라고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문) ‘동학농민혁명’하면 전봉준 장군을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데요. 전봉준 장군 역을 맡게 되셨는데 드라마 촬영하기 전에 전봉준 장군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았고,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그리고 전봉준 장군 역을 몸소 연기하면서 느끼신 점이 남다르실 것 같은데 어떠셨는지요? 연기하시면서 어느 부분에 가장 신경을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답) 전봉준 장군에 대해서는 국사책에 배운 보편적 지식밖에 없었습니다. 그 지식 안에서 의기가 넘쳤던 사람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드라마를 찍으면서 전봉준의 인간적인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급진적인 면도 있지만 백성 한 사람 한 사람 귀하게 여기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신 분, 조화로운 인성을 지닌 훌륭한 분이시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전봉준 장군은 키가 작고 왜소한 걸로 알려져 있잖아요? 그런데 제가 체구가 좀 큰 편이여서 시청자분들이 전봉준 장군에 몰입하기 힘들까봐 걱정이 좀 되었습니다. 그래서 외모적인 면보다는 전봉준 장군의 내면적 갈등을 잘 형상화하려고 연기에 더욱더 신경을 썼습니다.
문) 동학농민혁명은 위로부터의 혁명이 아니라 힘없는 민초들에 의해서 일어난 아래로부터 일어난 혁명이었습니다. 동학농민군은 갑오년 12월 공주 우금티에서 일본군의 근대적인 신무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쓰러져 미완의 혁명으로 마감되고 말았지만, 애국애족이라는 그 숭고한 정신은 항일의병운동, 3.1운동, 5.18민주화운동 등으로 면면히 이어져 우리나라 민족민주운동의 근간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드라마 ‘녹두꽃’을 통해 이런 점들을 대중적으로 알릴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 뜻깊은 드라마에서 동학농민혁명 최고 지도자 전봉준 장군 역할을 맡으셨는데 극 중 전봉준 장군으로서 국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지요?
답) ‘녹두꽃’ 드라마를 통해 사람이 옳고 바르게 살아가는 길에 대해 한번쯤 더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영상에서도 보였듯이 이 드라마는 누구 한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그때 그 혁명에 참여했던 “이름 없는 모든 동학농민군”, 그 분들이 주인공인 드라마인 만큼 오래 오래 기억되고 다시 보고 싶어지는 드라마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을 비롯한 많은 기관과 단체가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분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일깨워주는 일에 더욱 힘써 주셨으면 합니다.
문) 드라마 ‘녹두꽃’ 종영 이후 많이 바쁘실 텐데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최무성 배우님은 역사극 및 현대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기를 펼치고 계시는데요. 어떤 장르든지 무게감 있는 울림을 주는 역할을 많이 하시는데 ‘녹두꽃’ 드라마 이후 향후 계획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데 다시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문) 앞으로 많은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