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1894년 당시 중국 관계자들의 기록

이병규 | 기념재단 연구조사부장

  동학농민혁명은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1894년 조선의 농민들이 지배층과 외세에 저항했던 역사적 대사건이다. 이 혁명을 계기로 조선왕조체제가 무너졌고, 중국 중심의 전통적 동아시아 질서도 해체되었다. 평등·정의 사회 등 19세기 조선 동학농민군이 지향하였던 가치는 21세기 대한민국 국민들의 촛불혁명 정신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는 아직까지 사회 곳곳에 남아있다. 역사의 왜곡과 축소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더욱이 이에 대한 우리의 관심 부족은 오랜 시간동안 동학농민혁명 관련 자료들을 유실케 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다행히도 이러한 인식들이 모여 1996년 『동학농민전쟁 사료총서』가 간행되면서 당시까지 발굴된 동학농민혁명 관련 사료가 대부분 정리되었다. 그러나 원문으로만 기록되어 일반인들이 활용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동학농민혁명참여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에서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이 책에 수록된 원 사료를 번역하여 『동학농민혁명 국역총서 1 ~ 6』(총 6권)을 발간하였다. 이후 출범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이를 이어받아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동학농민혁명 국역총서 7 ~ 13』(총 6권)을 발간하였다.

  기념재단은 이후에도 동학농민혁명 관련 사료들을 새롭게 발굴 및 번역하여 『동학농민혁명 신국역총서』 라는 이름으로 2015년에 1 ~ 5권, 2016년에 6 ~ 8권, 2017년에 9권을 발간하였다. 신국역총서의 내용은 번역문, 원문, 영인본을 함께 수록하여 보다 쉽게 자료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신국역총서 9권에는 1894년 동학농민군을 진압하기 위해 청국(淸國)에서 파견된 총병(總兵) 섭사성(聶士成, 1836~1900)이 쓴 종군일기 『동정일기(東征日記)』와 당시 청(淸)의 북양통상대신(北洋通商大臣)이었던 이홍장(李鴻章) 대리자 원세개(袁世凱)가 동학농민군 및 조선 정부의 동태를 보고하고자 이홍장과 주고받은 문서인 『이홍장전집(李鴻章全集)』 그리고 청대(淸代) 총리각국사무아문 등의 교섭 안건을 정리하여 모은 자료집인 『청계중일한관계사료(淸季中日韓關係史料)』 일부가 담겨 있다. 이 세 자료는 1894년 당시 조선의 상황을 알려주는 귀중 자료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동학농민혁명 국역총서 1 ~ 13』, 『동학농민혁명 신국역총서 1 ~ 9』는 많은 사람들이 자료를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동학농민혁명 종합지식정보시스템(www.e-donghak.or.kr)에 탑재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발간된 동학농민혁명 총서를 통해 연구자를 비롯한 다수의 국민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자료를 접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새로운 자료를 계속해서 발굴 및 번역하여 매년 새롭게 총서로 발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동학농민혁명 관련 연구가 더욱 더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동학농민혁명 신국역총서 9』

•『동정일기(東征日記)』 동학농민군 진압을 위해 청국(淸國)에서 파견된 총병(總兵) 섭사성(聶士成)이 쓴 종군일기

•『이홍장전집(李鴻章全集)』 청국(淸國)의 북양통상대신(北洋通商大臣)이홍장(李鴻章) 대리자 원세개(袁世凱)가 이홍장에게 보고한 문서

•『청계중일한관계사료(淸季中日韓關係史料)』 청대(淸代) 총리각국사무아문 등의 교섭 안건을 정리하여 모은 자료집(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