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지역 기념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합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완주지부 회장 김정호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이 자행된 이후, 전봉준 장군은 1894년 9월, 일본병을 쳐 물리치고 그 거류민을 국외로 구축할 마음으로 다시 기병하자는 취지의 격문을 발송했다. 격문을 전달받은 농민군들은 전라북도 완주 삼례로 너나 할 것 없이 몰려들어 일본의 조선침탈에 맞서 목숨 바쳐 싸울 것을 맹세하고 일어났으니, 이가 바로 동학농민혁명의 재봉기인 삼례봉기였다. 이들은 비록 통한의 우금치를 넘지 못했지만, 자신들의 의지는 무엇으로도 꺾을 수 없는 것임을 온 세상에 널리 알렸다. 현재는 그들의 뜻을 이어받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완주지부가 활동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 재봉기의 시작점인 삼례의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책임지고 계시는 김정호 회장님을 만났다.
문) 김정호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본인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답) 저는 완주 삼례에서 태어나 전라중⋅고등학교,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호라고 합니다. 그리고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완주지부의 회장을 맡아 완주지역의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 김정호 회장님과 동학농민혁명은 어떤 인연이 있습니까?
답) 제가 삼례에서 태어난 것이 인연이라면 인연이겠지요. 우연한 기회에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완주지부의 고문으로 활동할 기회를 얻어 동학농민혁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3년 전에는 회장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회장을 맡게 되는 바람에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올해부터 실질적으로 삼례봉기 기념행사를 주도하여 진행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문) 현재 전주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의 지부로서 활동하고 계시는데 개별 사업회로서 활동하실 계획이 있으십니까?
답) 제가 회장직을 맡기 전에는 전주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와 상당히 교류를 했던 것으로 들었습니다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전주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의 지부가 아닌, 완주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라는 개별 사단법인으로 독립할 계획 중입니다. 사단법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기념사업회가 더 번영하고 유지될 수 있는 기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문) 기념사업회를 이끌어 오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습니까?
답) 완주지역의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맡게 되면서 전 회장님들께서 삼례의 동학농민혁명 역사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해 두신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자료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그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을 보며 큰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운주면 산북리에 있는 대둔산에는 동학농민혁명 최후의 항쟁지가 있습니다. 대둔산의 동학농민군들은 배수의 진을 치고 관군과 일본군들에 맞서 한 달여간 항쟁하였으며, 결국 일본군들의 무력에 함락 당했을 때는 벼랑에 스스로 몸을 던진 분들도 계셨다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면 항상 가슴이 아프고, 그분들의 원혼을 조금이나마 달래드리기 위해 기념사업에 매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 완주지역의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를 소개해주십시오.
답) 삼례봉기가 가진 의미를 기념하고 전승해나가기 위해 저희 사업회에서 2003년 조성한 삼례봉기 역사광장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곳에 설치된 조형물인 대동의장, 추념의장 그리고 2004년 추가로 설치된 동학농민군 출진상은 구성과 내용 면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 완주지역에 설치되었던 집강소가 있으나 현재 정확한 위치를 알지 못해 이를 알아내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그리고 동학농민군을 탄압하였으며, 체포된 김개남 장군이 전주로 압송되자 두려움을 느껴 초록바위에서 처형한 것으로 유명한 전라감사 이도제의 영세불망비가 완주군 신금리에 있습니다. 그 옆에는 마찬가지로 동학농민군을 탄압하였던 당시 홍주목사 이승우의 영세불망비가 함께 세워져있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던 대둔산 항쟁지가 있습니다. 대둔산 등산로 입구에는 2001년 저희 사업회에서 설립한 동학농민혁명 대둔산 항쟁 전적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후에도 고증을 통하여 동학농민혁명 관련 유적지를 계속해서 밝혀나갈 계획입니다.
문) 삼례봉기는 2차 봉기의 도화선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지 않습니까?
답) 잘 아시겠지만, 동학농민혁명은 프랑스 시민혁명이나 중국의 태평천국운동 등과 비교해보아도 전혀 뒤지지 않는 세계적인 혁명입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삼례가 아주 큰 의미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계시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 사업회에서는 학술대회를 통해 동학농민혁명에 있어 삼례가 차지하는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밝힐 계획입니다. 재단에서도 전북 전체, 전국을 아울러서 삼례봉기가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적극적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문) 내년이면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이 됩니다. 이를 맞이하여 준비하고 계시는 행사들이 있으십니까?
답) 120주년 기념행사는 동학농민혁명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목표로 진행할 것입니다. 학생들을 위한 동학농민혁명 백일장대회, 가족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동학농민혁명 관련 OX 퀴즈 등을 계획 중이며, 사람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낼 것입니다. 또한 완주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의 이름으로 소식지를 발간할 생각입니다. 완주에는 동학농민혁명에 조예가 깊으신 분들이 많이 거주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통설적인 역사뿐만이 아니라 소수설적인 역사도 많이 알고 계시기 때문에 새로운 관점에서 동학농민혁명을 바라보고 알릴 수 있는 소식지로 자리 매김할 수 있으리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 기념재단에 바라는 것이 있으십니까?
답) 재단이 거시적인 측면에서 관련단체 전체를 아울러 활동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특히 동학농민혁명 12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는 재단의 역점사업들이 빛을 발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갑오년이니만큼 어느 때보다 정신선양에 힘을 기울이는 한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