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하반기 특별전시
1894년 이후의 동학농민혁명
기념관운영부
학예사 박아영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2004년도 개관 이후 매년 유물 수집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유물 수집 방법은 공고를 통한 구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수년간 소중히 보관한 유물을 직접 기념관에 기증하여 보다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유족들의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특별전은 지난 10여 년간 수집한 유물을 소개하고자 5,300여 점 가운데 전시 주제에 따라 40점을 선정하여 소장품 전시로 구성하였다.
2013년도 하반기 특별전의 제목은 ‘1894년 이후의 동학농민혁명’으로 동학농민혁명이 막을 내린 1894년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는 약 120여년의 시간동안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자료들을 소개하였다. 전시물의 종류는 대중이 쉽게 접하여 영향 받기 쉬운 교과서와 역사서, 신문 등이다.
지난날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동학농민혁명 이후부터 20세기 초 45년간의 일제 강점기와 이어진 미군정시기를 지나 남북분단 등 연달아 일어난 굵직한 사건들과 함께 많은 변동을 겪으며 함께 변화해 왔을 것이다. 따라서 대중적인 자료를 통해 지난 120여 년간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사회와 대중의 인식을 살펴보고, 시대상에 따라 동학농민혁명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전시물을 통해 소개하고자 하였다.
전시는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첫 번째 파트는 ‘교과과정에 나타난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주제로 1900년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발간된 역사 교과서를 전시하였다. 역사교과서는 그 시대 학생들의 역사인식을 인도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당시의 학생들이 동학농민혁명에 대해 어떠한 교육을 받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두 번째 파트는 ‘시대상에 비친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주제로 역사 기록서를 전시하였다. 전시품 중에는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영화 시나리오 ‘동학란’과 동학농민혁명에 최초로 민족사적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산운 장도빈 선생의 ‘갑오 동학란과 전봉준’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세 번째 파트는 동학농민혁명의 영향을 받은 독립운동역사서를 전시하였다. 동학농민혁명은 일반적으로 반봉건을 목표로 한 1차 봉기와 반외세를 외친 2차 봉기로 크게 구분한다. 이 가운데 2차 봉기는 외세의 침입에 대항하여 일어난 것으로 그 정신과 애국심이 독립운동에까지 이어졌다. 이 사실은 독립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백범 김구 선생의 활동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데, 본 파트에 전시된 ‘백범일지’에는 김구 선생이 동학농민혁명 당시 황해도 해주의 접주로 활약했던 사실이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파트에서는 ‘조선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이라는 주제로 동학농민혁명 직후 조선에 대한 세계열강의 시선은 어떠하였는지 조명해 보았다. 당시 영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은 종군기자를 파견하여 조선의 상황을 사진과 그림, 글 등으로 기록하고 신문이나 책을 통해 본국과 세계 각국에 소개하였다. 이 자료들은 조선을 둘러싼 동아시아의 정세까지 비교적 자세히 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번 하반기 특별전시 소장품 전을 통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1894년 이후부터 오늘날까지 120여년의 시간동안 우리나라의 크나큰 사회 변동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이 대중에게 어떻게 인식되어왔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 동학농민혁명과 함께할 우리의 모습도 그려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이번 전시는 2014년 3월 28일까지 개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