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평천국운동 16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 다녀와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연구조사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지난 2011년 12월 26일부터 29일까지 중국 광동성 광주시 화도구 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된 중국 태평천국운동 160주년 기념학술대회에 참석하여 논문을 발표하고 학술교류 활동을 펼쳤다. 그 내용을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중국 태평천국 160주년 기념 학술대회

  중국의 태평천국운동은 1850년 청나라 때, 홍수전을 중심으로 광서성에서 일어난 농민운동으로, 1864년 지주·상인·외국자본의 연합군에 의하여 진압되었다. 기독교를 내용으로 하는 종교적 내란의 형태를 보였으나, 그 본질에 있어서는 이민족 청조의 타도와 악습의 철폐, 남녀평등, 토지의 균분, 조세의 경감 등을 주장한 농민전쟁이었다. 이 운동은 15년간 계속되어, 청조의 기반을 사실상 흔들어 놓았다.

  이번 학술대회는 중국 태평천국연구회가 주축이 되어 홍수전 기념관에서 10년 단위로 개최하는데, 특히 올해는 태평천국이 발발한지 160년 되는 해이다. 우리 재단에서는 배항섭(재단운영위원), 이병규(연구조사부장), 이영우(연구조사부) 등이 참석하였다. 이번 참석은 지난 2011년 8월 중국 남경대학에서 개최된 학술대회에 참석했을 당시 회견한 홍수전 기념관 관장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학술대회는 중국 광동성 광주시 화도구 그랜드호텔에서 12월 27일과 28일 양일간에 걸쳐 진행되었다. 12월 27일에는 개회식이 있었는데 광동성 광주시 이영윤 화도구인민정부부구장의 사회로 진행되어 화도구 구장의 축사, 송덕화 광동성 태평천국연구회 회장의 축사, 최지청 중국 태평천국연구회 회장의 축사, 광주시 사회과학원장의 축사, 광동성 사회과학원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개회식에 이어서 사진촬영순서가 있었는데 학술대회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모여 학술대회를 기념하는 사진을 촬영하고 학술대회가 끝나기 전에 사진을 인화하여 모든 참석자에게 나누어주었다. 이는 중국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에서 보이는 모습으로 기록을 남기고 그것을 간직하고자 하는 중국인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진촬영이 끝나고 본격적인 학술대회가 진행되었다. 최지청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학술발표에서는 방지광 남경대 학 교수(중국 태평천국연구회 고문), 강주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중국 태평천국연구회 부회장)의 ‘태평천국 병국사의 재분석-천왕등급, 금전기예와 축수건원)’등이 발표되었다.

  다음날 학술대회에서 배항섭은 ‘신의 아들과 국왕의 적자’라는 주제로 태평천국 최고지도자 홍수전과 동학농민혁명 최고지도자 전봉준의 생애와 삶 그리고 사상적 기반 등을 비교하여 발표하였다. 다음으로 이병규는 ‘한국의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이라는 주제로 동학농민혁명의 의미, 1990년대 이전 기념사업, 1990년대 이후 기념사업, 동학농민혁명특별법제정과 기념사업,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설립과 기념사업 등을 중심으로 발표하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중국의 태평천국운동 연구자를 비롯하여 연구기관, 기념관, 박물관의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서로 교류하는 매우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홍수전 고거 기념관 답사

  12월 28일 오후에는 모든 학술대회 참석자들과 함께 홍수전고거기념관을 답사하였다. 홍수전 고거(故居)기념관은 태평천국운동 최고지도자 홍수전이 성장하고 과거를 준비하면서 생활했던 곳이다. 특히 서방각은 홍수전이 7세부터 공부를 했고, 18세부터는 아동을 가르쳤다고 알려진 곳이다. 홍수전은 나중에 이곳의 공자상을 제거했기 때문에 교사 자리에서도 쫓겨났는데 후에 청 정부는 이곳을 소각하여 없애버렸다. 한참 후인 1959년 서방각을 비롯한 옛 건물들을 복원하였다. 이곳에는 청대의 물품과 가구, 가옥배치도를 전시하고 있는 관록포민거전람관과 이 지역의 결혼 제사 음식 의류 등을 보여주는 민속전람관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홍수전고거기념관 옆에 새롭게 홍수전 기념관 건물을 신축하였고 전시내용을 채워 2013년 새롭게 홍수전 기념관을 개관할 계획이라고 한다.

  홍수전 기념관 답사

  12월 29일 아침 홍수전 기념관을 방문하였다. 중국 광동성 광주시 화도구에 위치한 홍수전 기념관은 태평천국운동의 최고지도자 홍수전을 기념하기 위하여 1991년 11월 건립되었다. 홍수전 흉상과 함께 ‘홍수전기념관’이라는 붉은 글씨로 기념관 본관을 소개하고 있다. 기념관 입구에 홍수전 동상을 마련하여 태평천국 당시 홍수전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다. 또 바로 옆에는 원도성세훈이 있는데 이는 홍수전이 태평천국운동의 이념과 목표를 밝힌 것으로 초기 기독교적 평등사상을 결합하여 종래의 봉건사회 체제에 정면 대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기념관에 들어서서 태평천국의 이념과 사상을 알 수 있었다.

  제1전시실에는 시대배경과 홍수전의 세보와 출신, 제2전시실에는 홍수전이 1850년 광서성에서 상제교 신도들에게 봉기를 명령하는 ‘금전기의’의 내용을 전시하고 있으며, 제3전시실에는 전투를 진행하고 천경을 보위하는 태평군의 활약상을 재현하고 있었다. 제4전시실에는 태평천국 천경 건도 이후의 모습과 좌절 과정을 형상화하고 각 지역에 소재한 태평천국에 관련된 기념시설을 알려주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을 세계화하는 것은 재단이 앞으로 추진해야 할 절대적 과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제적인 학술교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중국 태평천국운동 160주년 기념학술대회 참석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재단은 이번 학술대회 참석 성과를 바탕으로 동학농민혁명과 유사한 세계사적 사건을 연계하여 국제적인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