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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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열기
2011년 겨울 6호
무장기포지와 백산성

  무장기포지와 백산성



  (1) 본격적인 농민항쟁으로 


  안핵사로 임명받은 지 보름이 훌쩍 지난 3월 초가 되어서야 안핵사 이용태는 고부로 들어온다. 전주에서 군사를 받아 고부로 부임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수습해야 할 막중한 책무가 있건만, 농민군의 위세에 눌려 병을 핑계로 늑장을 부렸다.


  그러다가 신임 군수 박원명이 급박한 사태를 일단 수습하자, 뒤늦게 군사 800명윤 몰고 들어온 것이다. 그뿐 아니다. 이용태는 박원명보다 높은 지위를 이용해 박원명의 유화 수습책을 완전히 뒤집어 버린다. 이용태는 반란민을 색출, 토벌한다는 이유로 죄 없는 사람을 잡아 폭행하기를 일삼았으며. 부호들에게는 이리저리 죄목을 씌워 재물을 긁어내기 바빴다. 사건의 진상을 성실히 조사하고 수습하여야 할 정부군의 면모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관리라고 오는 사람들이 다들 왜 이 모양인가…. 


  이용태의 핍박에 3월 13일 고부농민봉기군은 완전히 해산할 수밖에 없었고, 전봉준은 탄압을 피해 당시 동학의 단일 접으로는 최대의 세력을 가진 무장(지금의 고창군 무장면)의 손화중을 찾아간다. 전봉준은 혁명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봉기를 설득했다. 또한 태인 지금실에서 젊은날을 같이 보내며 뜻을 함께 키워 온 동지인, 김개남과 전봉준의 든든한 후원자였던 금구 용계리(김제시 금산면 원평리)의 김덕명과도 뜻을 같이한다. 


  이제 준비는 다 되었다. 고부에서 발화된 혁명의 불씨가 드디어 더 큰 불길을 만나게 된 것이다. 전봉준은 손화중과 함께 이곳 무장현 관아와 구수마을(지금의 공음면 구암리 당산마을) 등지에서 창의문을 선포하고 본격적인 농민항쟁으로 나가게 된다.


  ◆ 무장기포지 

  구수마을은 동학농민혁명이 창의문을 선포하면서 본격적인 농민항쟁으로 출발한 역사적인 장소이다. 당시 커다란 당산나무가 있어 당산마을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을 유일하게 증언할 당산나무가 몇 해 전 없어졌다고 하니, 번듯한 조형물만 있는 이곳 역시 대부분의 동학농민유적지처럼, 놀라운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하여야 당시의 분위기를 연상할 수 있다. 훈련장에서는 죽창이나 화승총을 들고 훈련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고, 저녁이면 마을 민가에서는 그들을 위해 밥을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랐을 것이다. 창의문이 선포된 그날에는 이 작은 시골마을에 농민군 지도자 전봉준, 손화중 장군과 그들을 추종하는 수천의 군사들이 함성을 질렀을 것이다. 



  (2) 조직을 정비하라 


  3월 20일 무장에서 일어난 농민군들은 고창과 흥덕을 거쳐 고부로 울라간다. 전략적 요충지인 백산성에 혁명의 전초기지를 마련하고 김개남과 김덕명 등 참여 세력을 하나로 규합할 목적이었다. 


  3월 24일 전봉준은 최경선과 300명의 군사와 함께 무장한 후, 고부관아를 점령하고 3월 25일 백산성으로 향한다. 전봉준에게 백산성은 이미 익숙한 곳이었다. 백산성에는 전봉준, 손화중 그리고 김개남과 김덕명 휘하의 농민군 총 8천여 명이 구름같이 몰려들었다. 그들의 사기는 그들 손의 죽창과 같이 하늘을 찔렀다. 백산성에서 농민군은 호남창의대장소를 설치하고 조직을 정비한다. 총관령에 손화중과 김개남을, 김덕명과 오시영을 총참모에, 최경선을 영솔장에, 송회옥과 정백현을 비서에 임명했고, 전봉준을 총대장으로 추대하였다.


  또한 뚜렷한 투쟁목표와 명분을 천명한 격문과 성공한 반군의 공통점이 늘 그러하듯, '주린 자는 먹이고 병든 자는 치료하고 함부로 살생하지 말 것과 가축 잡아먹는 것을 금지'하는 등 엄격한 도덕적인 규율이 강요된 4대 행동강령과 12개조의 군율을 발표한다. 


  이제 조직과 규율, 전투의지와 목표 등 모든 면에서 정식 농민군의 면모를 갖추게 된 것이다.


  ◆ 백산성    

  백산은 높이 50m가 조금 넘는 야산이다. 그 수치만 놓고 볼 때, 산이라 부르기엔 민망할 정도이다. 

  그러나 백산은 주변에 산이 없는 곳에 '우뚝' 솟은 곳이라 삼국시대부터 산성의 역할을 해 왔던 전략적 요충지였다. 백산에 오르면 정말 사방의 수십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백산성은 고부 봉기 이후 3월 무장(지금의 고창군 무장면) 봉기 때에 호남창의대장소가 설치되어 농민군의 수뇌부가 조직을 정비하고 창의문을 선포하고 결의를 다졌던 의미 있는 유적지이다.


  ◆ 백산창의문 

  우리가 의(義)를 들어 이에 이른 것은 그 본뜻이 다른 데 있지 아니하고 창생을 도탄 가운데서 건지고 국가를 반석의 위에다 두고자 함이라. 안으로는 탐학한 관리의 머리를 베고 밖으로는 횡포한 강적의 무리를 내쫓고자 함이라. 양반과 부호에게 고통을 받는 민중들과 방백과 수령의 밑에 굴욕을 받는 소리(小吏, 낮은 구실아치)들은 우리와 같이 원한이 깊을 것이니, 조금도 주저치 말고 이 시각으로 일어서라. 만일 기회를 잃으면 후회하여도 미치지 못하리라. 


 농민군 4대 행동강령


1.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 말고 가축을 잡아먹지 말라.

2. 충효를 다하여 세상을 구하고 백성을 편안케 하라.

3. 왜놈을 몰아내고 나라의 정치를 바로잡는다.

4. 군사를 몰아 서울로 쳐들어가 권귀들을 몰아 없앤다.

 

농민군 12개조 군율


1. 항복하는 자는 대접한다. 

2. 곤궁한 자는 구제한다. 

3. 탐학한 자는 추방한다.

4. 순종하는 자에게는 경복한다. 

5. 도주하는 자는 쫓지 않는다.

6. 굶주린 자는 먹인다. 

7. 간사하고 교활한 자는 끼어들지 못하게 한다. 

8. 빈한한 자는 진휼한다. 

9. 불충한 자는 제거한다. 

10. 거역하는 자는 효유한다. 

11. 병든 자에게는 약을 준다. 

12. 불효한 자는 죽인다. 


동학농민혁명 문화탐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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