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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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을 61호
오동단, 동학농민혁명의 혼을찾아서

오동단, 동학농민혁명의 혼을찾아서


  동학농민혁명 스토리텔링 공모전은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발굴하고 스토리텔링을 통한 콘텐츠를 생산하여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창출하기 위하여 2012년 8월부터 9월까지 진행되었다.


  이번호부터 전승이야기부문 대상을 수상한 ‘오동단, 동학농민혁명의 혼을 찾아서’ (최성기, 이영근, 황다비 공저, 애니메이선 스토리)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캐릭터 소개



 


  1894년 3월, 꽃피는 봄이 왔다. 농민들은 한창 농사준비를 해야 할 시 기에 한 손에 농기구를 한 손에는 불끈 쥔 신념을 가지고 관아로 향한다. 봉건체제의 핍박에 견디지 못한 농민들의 혁명이 시작되고, 같은해 9월 일제의 침략에 대항하여 국권을 수호하고자 2차 봉기가 일어나게 된다. 순수한 애국애족의 정신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동학농민혁명의 지도자들은 사발통문에 혁명의 의지를 담아서 그 뜻을 모은다. 하지만 일본의 사주를 받은 세력에 의해 사발통문을 강탈당하고, 조작된 문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된다. 애국애족의 정신으로 나라를 구하고자한 그들의 뜻이, 단순히 왕권을 탈취하기 위한 농민반란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리고 동학농민혁명의 주축을 이루던 5대 장군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만다. 역사는 이렇게 때 묻은 승자의 손에 의해 기록되어 우리 민중의 숭고한 혁명을 단순한 농민의 난으로 치부하게 된다. 자신들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대의가 의도했던 바와는 다르게 역사에 기록됨에 따라, 동학농민혁명의 영혼들은 쉽게 이 세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역사의 오점을 바로잡고자 때를 기다린다.


  시간이 흘러 현재의 정읍초등학교 교실. 여느 초등학교와 다를 바 없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교실 바닥이 쿵쿵 거리는소음이 들린다. 교실에는 항상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전교 1등 명석이와 또래 아이들보다 덩치가 두 배는 큰 호동이가 자리 잡고 있고, 그 옆에서 말없이 모자를 눌러쓰고 앉아 있는 에디와 그들 중 유일한 홍일점 다솜이가 보인다. 이 네 명은 유치원 때부터 친하게 지내오던 소꿉친구들로 항상 붙어 다녀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읍사남매라고 불려왔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 전태일이라는 전학생이 그들의 교실로 오게 된다. 태어나서 쭉 서울에서만 자란 태일이는 부모님의 사정으로 인해 할아버지 댁이 있는 정읍으로 전학을 오게 되고 정읍사남매가 있는 반으로 배정 받는다. 태일이는 아이들에게 자신 있게 자기소개를 하고, 주변의 이목을끌게 된다. 하지만 명석, 호동이, 에디는 전학생이 첫날부터 아이들의 이목을 끄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기고 태일이를 놀려주기로 계획을 세운다. 어쩐지 다솜은 왠지 이러한 아이들의 계획을 반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똑똑하고 눈치가 빠른 태일은 아이들의 작전을 간파하고, 되려 놀려주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태일에게 사과를 하고 태일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아이들을 용서한다. 그리고 정읍사남매와 이미 알고 지낸 천구처럼 친해지게 된다. 태일의 가세로 정읍사남매는 일명 오동단으로 불리며,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말썽꾸러기로 자리매김한다.


  학교 뒷산 중턱의 한 초가집은 아이들 사이에서 귀신의 집이라 불리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 귀신 따위는 없다고 믿는 태일은 거리낌 없이 오밤중에 귀신의 집을 찾아간다. 태일은 그곳에서 귀신같이 생긴 할아버지 한분을 만나게 된다. 초가집의 주인인 할아버지는 자신을 무서워하지 않는 태일에게 집 뒷마당의 무너질 것 같은 작은 사당을 보여준다. 캄캄한 사당 안에는 다섯 개의 이름 모를 위패가 모셔져 있었고, 태일은 그 위패들의 한문을 읽기 시작했다. 동학농민혁명 5대 장군. 그순간, 자신의 등뒤에서 싸늘한 기운을 느낀 태일이 뒤를 돌아보니 조선시대 복장을 한 키 작은 아저씨가서 있었다. 태일은 깜짝 놀라 자리를 박차고 도망친다.


  다음날 태일은 아이들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자신의 말이 사실임을 알리고픈 태일은 그 날 밤 아이들을 데리고 다시 귀산의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전날 밤 자신이 귀신을 보았던 사당 안으로 향하고, 아이들과 함께 다섯 개의 위패 앞에 자리 잡는다. 아무일 없이 정적만 흐르고, 아이들이 안도하는 순간 그들의 눈앞에 하얀 조선시대 의복을 입은 다섯 남자가 나타난다. 아이들은 온몸이 얼어붙어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다. 그리고 다섯 남자 가운데 가장 키가 작은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자신들은 지금으로부터 오래전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던 동학농민혁명의 5대 장군이고, 자신은 전봉준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에 명석은 자신들이 배웠던 교과서의 내용에서 동학의 난은 잘못된 농민들의 반란이었다고 말하고, 전봉준은 아이들에게 잘못된 역사의 실상과 숨겨진 역사를 말해 준다. 아이들은 미심찍어하지만 태일만은 그의 진심을 느끼고 그들을 도와주기로 한다. 실랑이 끝에 아이들을 설득한 태일은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혼령이 된 5대 장군과 힘을 모아 진짜 사발통문을 찾기로 마음 먹는다.


  김덕명 장군은 동학농민혁명당시 고부군수 조병갑의 아들이, 강탈당한 사발통문을 4조각으로 나누어 아무도 모르는 장소에 감추었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사발통문의 흔적을 찾기 위해 고부관아터로 향한다. 그곳에서 조병갑의 동상을 발견하고 그 아래 작은 표지판에서 동상을 만든 사람이 조병갑의 후손 조덕배라는 것을 알아낸다. 조덕배는 정읍에서 대부업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엄청난 고리대를 놓으며 횡포를 일삼는 불법사채업자다. 자기 조상의 부정을 알고 있는 조덕배는 사발통문의 조각들을 찾아 그 사실을 감추려고 하며, 이미 한 조각의 문서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문서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다시 귀신의 집으로 향한다. 할아버지는이미 오래전부터 동학농민혁명 참가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 잃어버린 사발통문의 흔적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는 사발통문의 한 조각은 조덕배에게 있으며 나머지는 각각 남원 교룡산성과 백산성, 그리고 우금치전적지에 있는것으로 추정된다고 알려준다.


  다음날 이른 아침, 오동단이 흩어진 사발통문 조각을 찾아 나서는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된다. 바람도 솔솔 불어오고 따사로운 햇볕이 밝게 비춰오고 있다. 두꺼운 역사책을 옆구리에 낀 채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명석이와 우걱우걱 양 볼 가득 빵을 먹고 있는 호동이가 함께 학교를 향해 걸어오고 있다. 그 뒤로는 호동의 덩치에 가려져 있던 에디도 보인다. 잠시 후 저 멀리 손을 흔들며 달려오는 다솜이와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여유 있게 걸어오는 태일이까지 오동단은 모두 한자리에 모인다. 아이들은 다시 한 번 귀신의 집으로 찾아가 위패에 잠들어 있는 장군들을 깨우고, 할아버지에게 첫 번째 사발통문의 조각을 찾을 수 있는 교룡산성의 지도를 받는다. 아이들은 어제처럼 5대 장군의 혼령을 보고 놀라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며 장군들과 꽤나 친근해진 모습이다. 오동단은 보물을 찾아 나서는 양 한껏 들떠 교룡산성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그들이 교룡산성으로 향하고 있던 그 시간, 귀신의 집에는 의문의 사내들이 찾아온다. 그들은 바로 조병갑의 후손 조덕배가 사발통문 조각들의 흔적을 찾아내기 위해 보낸 사람들이었다. 할아버지는 그들의 등장에도 꿈쩍도 하지 않고 5대 장군들의 위패만을 곁눈질해 확인하고 있다. 조덕배 일당은 할아버지에게 직접 단서를 듣기는 어렵다 여기고 집 안 구석구석을 뒤져 모든 문서들을 빼앗는다. 문서를 건네받은 조덕배는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교룡산성, 백산성, 그리고 우금치 전적지……. 바로 이곳이었군. 내 반드시 사발통문 조각들을 찾아내 우리 가문을 더럽히는 일은 절대로 만들지 않을 테다.’’


  오동단과 5대 장군은 마침내 교룡산성의 입구에 도착한다. 태일은 귀신의 집에서 건네받은 지도를 들고 주변을 살펴본다. 그 사이 김개남 장군은 어딘가로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거기에는 ‘김개남 동학농민군 주둔지’라고 쓰여 있는 비석이 있다. 아이스크림을 한 입 크게 베어 물던 호동이는 김개남 장군을 따라 비석을 바라보며 비석의 글자를 따라 읽는다. ‘‘김개남 동학농민군 주둔지? 이곳에서도 싸웠어요? 이겼어요?” 김개남 장군은 생각에 잠긴다. “우리는 이곳에서 힘을 좀 더 키우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단다. 무력을 강화하며 전투준비를 하고 있었지. 주변을 보거라. 이곳은 튼튼한 성곽으로 둘러싸여 적군을 피하기에 안전한 지역이었고, 식량을 보관할 수 있는 곳도 많이 있었지. 저기 저 곳 보이지? 그곳은 예전에 음식을 보관해 놓는 창고였단다.” 먹을거리 얘기에 호동이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그곳을 바라본다.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 태일이 오동단을 불러 모았다. 태일은 앞장서서 자신의 키의 세배쯤은 되는 성벽을 향해 걸어간다. 오동단과 5대 장군들이 홍예문을 지나자 그곳에는 각기 다른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는 비석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 5대 장군들이 먼저 그 비석 옆을 지나가려 했지만 무엇에 막힌 듯 지나갈 수가 없다. 잠시 후 위패에서 5대 장군들이 나타났던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누군가 나타났다. 홍예문 입구를 지키고 있던 무관별장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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