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신년사

  어느덧 2015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중세문명과 근대문명, 동양문명과 서양문명의 충돌이라는 거대한 폭풍 앞에 반봉건 반외세의 기치를 들고 분연히 떨쳐 일어났다가 일제의 불법적인 학살만행으로 시린 겨울산하에 선혈을 뿌리고 스러져간 갑오선열의 넋이 떠올라 가슴 아픕니다.

  1894년 겨울, 공주우금치에서 일본군의 근대식 신무기를 당해내지 못하고 패배한 동학농민혁명군은 일본군의 섬멸작전에 밀려 땅 끝 장흥과 해남 등지로 후퇴하면서 조선의 남녘땅을 피로 물들였습니다. 최근 군국주의 부활을 획책하는 일본의 움직임은 오늘 우리에게 강한 경계심을 갖게 합니다. 이런 속에서 우리 기념재단은 동학농민혁명 정신의 현재화를 위해 매진해왔습니다.

  지난 3년간 기념재단을 운영해온 제2기 집행부는 올해 4월 임기가 끝납니다. 제2기 기념재단에서는 동학농민혁명 제120주년 기념대회를 비롯하여 기념공원 조성사업, 국가기념일 제정사업, 기록물세계기록유산 등재사업 등 굵직한 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지만 동학농민혁명 정신선양을 위한 기념사업 추진의 주춧돌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새로출범할 기념재단 제3기에서 위 사업들이 원만하게마무리되어 향후 기념사업의 새로운 전기 마련의 기틀이 되었으면 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동학농민혁명 정신선양을 위한 기념사업 추진에 힘을 실어주신 전국 동학농민혁명유족회 임원과 회원 여러분, 그리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각 지역에서 기념사업을 힘 있게 추진해주신 지역단체 임원과 회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김 대 곤